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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이 매년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산 단백질 제품에 대한 기피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운동인들 사이선 ‘국산 단백질 제품은 무조건 거른다’는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까지 생겼다. 급성장하는 시장 속 단백질 함량을 속여서 파는 등 불량 회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서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단백질 시장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단백질 식품시장은 최근 5년 새 5배 이상 성장했다. 2018년 813억원이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올해 기준 4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단백질 식품의 주 소비층이었던 남성뿐 아니라 건강에 관심이 커진 여성과 중장년층 등도 소비층으로 부상한 것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국산 단백질 제품에 대한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산 제품 중 단백질 함량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거나 실제보다 미달인 함량의 상품을 버젓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사례가 많아져서다. 지난 8월 한국소비자원은 국산 단백질 보충제 16개를 조사한 결과 2개가 단백질 함량 미달인 채 팔아왔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판매처에 표시된 정보와 실제 제품정보가 상이한 제품도 5개나 적발됐다. 일례로 K사의 단백질 보충제는 60g당 단백질이 45g 포함됐다고 표기했지만 검사 결과 표기량 대비 28%에 불과한 13g만 함유했다. 반면 K사의 단백질 보충제엔 당류와 지방이 각각 표기량 대비 550%, 367% 포함됐다.

5년째 국산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해온 A씨는 “당뇨가 있지만 적당한 단백질 섭취는 괜찮다는 의사의 조언에 당류 함량이 적은 국산 단백질 보충제를 하루 30g씩 복용해왔다”면서 “해당 단백질 보충제를 먹고 나서 대표적인 당뇨 증세인 소변량이 늘어 섭취를 즉각 중단했다”고 말했다.

제품 간 단백질 함량 편차가 심한 것도 한몫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음료형 제품군 8개를 분석한 결과 단백질 함량은 최소 4g에서 최대 21g도 제품별로 5.3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운동을 시작한 지 6개월 된 이모 씨(31)는 “운동 후 단백질 보충이 중요하다고 해서 ‘단백질’이 적힌 음료들을 꾸준히 사 먹었는데 몸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먹던 단백질 음료엔 5g의 단백질이 들어있었는데 단백질 보충용으로 턱없이 함량이 적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4g 단백질을 함유한 음료를 섭취할 경우 성인 1인 권장 단백질량(남성 60~65g, 여성 50~55g)을 섭취하기 위해선 10~13개가량을 섭취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공깃밥 한공기(210g)를 섭취하면 6g의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산 보충제의 함량 미달로 인한 문제는 과거부터 지속됐다. 2016년엔 단백질 함량을 12배가량 부풀려 헬스보충제 26억원어치를 판매한 업자가 검거됐다. 해당 판매업자는 1회 제공 60g당 44g의 단백질이 첨가돼 있다고 기재한 후 탄수화물 원료를 첨가하여 실제 단백질 함량은 3.6g밖에 되지 않는 단백질 보충제를 제조·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안으로 해외 보충제를 찾는 운동인들도 많다.운동인들이 모인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해외 보충제를 구매하는 방법을 공유한 글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해외 직구를 통해 단백질 보충제를 구매한다고 밝힌 B씨는 “국산 보충제는 믿기 어려워 오랜 기간 검증되어 믿을 수 있는 M사 해외 보충제로 대체하고 있다”며 “해외 배송비를 지불해도 해외 단백질 보충제가 국산보다 저렴해 굳이 국산 보충제를 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