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상저하저'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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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에 대외환경도 녹록지 않아
가계빚·한계기업 대책 마련을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가계빚·한계기업 대책 마련을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7일 새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민주당은 환영했고 국민의힘은 비난했다. 그런 와중에 코스피지수는 사흘 연속 하락했고, 시가총액이 10조원 가까운 40여 개 기업 중 주가가 상승한 곳은 삼성SDI와 SK텔레콤 단 2개뿐이었다.
또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당일 한국경제인협회도 19개월 연속 기업경기 전망치 하락을 발표했다. 그리고 어느덧 원·달러 환율은 스멀스멀 올라 연고점 1350원에 이르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대와 달리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대 악재가 다시 짙어지는데, 중국 경기 침체와 미국의 긴축 기조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저하고’ 시나리오에 따른 하반기 그리고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 기업만 해도 경제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성과지표가 다르다. 요즘 같은 시절에는 기업의 성과를 단순히 영업이익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이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미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 물린 돈만 7000억원에 가까운 모뉴엘 사기에서 2013년 당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보고했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실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억원에 불과했다. 이렇게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차이를 ‘재량적 발생액’이라는 지표로 삼아 영업이익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무엇보다 ‘상저하저’ 시나리오에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가계빚의 규모를 지표화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6일 발표된 한은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비율은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101.7%로 선진국(73.4%) 및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실제로 개인별 빚 규모가 소득의 세 배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60대 이상이 3.5배로 가장 높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가계대출은 연령별로 차별화한 특성을 보여 상환 유예, 저금리 대환, 대출손상 흡수 등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계기업의 신용위험도 주목해야 한다. 작년 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 무려 3903개이고, 그중 5년 동안 지속된 기업도 903개로 차입 규모가 50조원에 이른다. 이런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정상기업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작다. 가령,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간이 1년인 경우 36.6%가 정상으로 회복하지만, 3년인 경우 22.6%, 그리고 7년 이상이면 9.9%로 급락한다. 따라서 ‘상저하저’의 L자형 불황이 현실화하기 전에 장기존속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전·후방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차단해야 한다.
169석 거대 야당의 대표가 정치로 돌아왔다. 여야 정치권과 윤석열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상저하저’의 불황을 끊어낼 성장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너무나 훤히 보이는 위기의 한국 경제를 내다보지 못하는 눈먼 정치가 아니라, 민생을 살려내는 희망의 정치를 추석 대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기대해본다.
또 지난 26일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당일 한국경제인협회도 19개월 연속 기업경기 전망치 하락을 발표했다. 그리고 어느덧 원·달러 환율은 스멀스멀 올라 연고점 1350원에 이르렀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은 총재의 기대와 달리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는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대 악재가 다시 짙어지는데, 중국 경기 침체와 미국의 긴축 기조도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저하고’ 시나리오에 따른 하반기 그리고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재검토해야 한다. 기업만 해도 경제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성과지표가 다르다. 요즘 같은 시절에는 기업의 성과를 단순히 영업이익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손익계산서의 영업이익이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현금흐름에 미치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이 물린 돈만 7000억원에 가까운 모뉴엘 사기에서 2013년 당시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보고했지만, 영업활동에서 벌어들인 실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5억원에 불과했다. 이렇게 영업이익과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차이를 ‘재량적 발생액’이라는 지표로 삼아 영업이익의 질적 수준을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무엇보다 ‘상저하저’ 시나리오에서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가계빚의 규모를 지표화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6일 발표된 한은의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2분기 말 가계신용 비율은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101.7%로 선진국(73.4%) 및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실제로 개인별 빚 규모가 소득의 세 배 수준으로 파악됐으며, 60대 이상이 3.5배로 가장 높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가계대출은 연령별로 차별화한 특성을 보여 상환 유예, 저금리 대환, 대출손상 흡수 등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계기업의 신용위험도 주목해야 한다. 작년 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 무려 3903개이고, 그중 5년 동안 지속된 기업도 903개로 차입 규모가 50조원에 이른다. 이런 장기존속 한계기업은 정상기업으로 회복할 가능성이 작다. 가령,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기간이 1년인 경우 36.6%가 정상으로 회복하지만, 3년인 경우 22.6%, 그리고 7년 이상이면 9.9%로 급락한다. 따라서 ‘상저하저’의 L자형 불황이 현실화하기 전에 장기존속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전·후방산업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차단해야 한다.
169석 거대 야당의 대표가 정치로 돌아왔다. 여야 정치권과 윤석열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상저하저’의 불황을 끊어낼 성장동력을 찾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너무나 훤히 보이는 위기의 한국 경제를 내다보지 못하는 눈먼 정치가 아니라, 민생을 살려내는 희망의 정치를 추석 대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