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안돼" vs "공사비 부담"…둔촌주공, 고급화 두고 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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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단지보다 수준 낮다" 지적에 고급화 추진
시공단 고급화 제안 550억 두고 조합 내 이견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더 내도 고급화"
시공단 고급화 제안 550억 두고 조합 내 이견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 사이에선 "더 내도 고급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고급화 설계 적용을 놓고 다시 내홍을 겪고 있다. 기존 공사비로는 주변 단지보다 볼품없는 조경시설이 적용될 것이란 소식에 돈을 더 들이더라도 고급화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공사중단 사태까지 겪었던 공사비 인상 갈등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급화 적용에 대한 반발이 심해 조합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업단으로부터 550억원 규모의 조경·커뮤니티 고급화 설계 적용을 제안받아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기존 조경 설계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엔 고급화를 선택한 주변 단지보다 경관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단지의 조경 공사비는 470억원 수준인데, 시공단은 주변 단지만큼 조경 수준을 높이려면 300억원의 추가 공사비가 든다는 입장이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역시 기존 설계는 주변 단지와 비교해 마감재 등이 부실해 시공단은 250억원 규모의 고급화 공사를 제안한 상태다. 시공단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적용된 인근 고덕 신축 단지나 개포동의 디에이치 적용 아파트 수준의 조경안을 복수로 제안했다”며 “입주 시기를 맞추려면 시간이 촉박한데,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단의 고급화 제안에 조합 내 의견은 둘로 갈렸다. 조경 고급화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은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에 비해 현재 설계가 부실하다는 입장이다. 조경 탓에 ‘저품질 아파트’라는 오명을 얻으면 향후 주택 매매시장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변 신축 단지들이 추가 비용을 들여 조경 시설을 고급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공사비 인상 갈등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합원도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10월 중 대의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조합원들 사이에 이견이 많다”며 “결국은 조합원들이 얼마나 더 추가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 예민하다”고 했다.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은 단지의 외관을 결정하는 요소라 신축 단지마다 추가 공사비를 내서라도 고급화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은 조경 고급화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지난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조합이 조경 특화설계안을 의결하며 추가 공사비를 투입했다.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역시 3.3㎡당 75만원의 조경 공사비를 들여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향후 아파트 가치를 생각하면 조경 고급화가 매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강남권 정비 사업지의 경우 3.3㎡당 50만원이 넘는 조경 공사비를 투입해 고급화를 선택하는 단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업단으로부터 550억원 규모의 조경·커뮤니티 고급화 설계 적용을 제안받아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기존 조경 설계를 그대로 적용할 경우엔 고급화를 선택한 주변 단지보다 경관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현재 단지의 조경 공사비는 470억원 수준인데, 시공단은 주변 단지만큼 조경 수준을 높이려면 300억원의 추가 공사비가 든다는 입장이다.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역시 기존 설계는 주변 단지와 비교해 마감재 등이 부실해 시공단은 250억원 규모의 고급화 공사를 제안한 상태다. 시공단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브랜드가 적용된 인근 고덕 신축 단지나 개포동의 디에이치 적용 아파트 수준의 조경안을 복수로 제안했다”며 “입주 시기를 맞추려면 시간이 촉박한데,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시공단의 고급화 제안에 조합 내 의견은 둘로 갈렸다. 조경 고급화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은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라는 상징성에 비해 현재 설계가 부실하다는 입장이다. 조경 탓에 ‘저품질 아파트’라는 오명을 얻으면 향후 주택 매매시장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주변 신축 단지들이 추가 비용을 들여 조경 시설을 고급화하는 등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반면, 공사비 인상 갈등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상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조합원도 있다. 한 조합 관계자는 “10월 중 대의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지만, 조합원들 사이에 이견이 많다”며 “결국은 조합원들이 얼마나 더 추가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라 예민하다”고 했다.
조경과 커뮤니티 시설은 단지의 외관을 결정하는 요소라 신축 단지마다 추가 공사비를 내서라도 고급화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밀집한 서울 강남권은 조경 고급화 경쟁을 펼치기도 한다. 지난해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는 조합이 조경 특화설계안을 의결하며 추가 공사비를 투입했다. 개포주공 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 역시 3.3㎡당 75만원의 조경 공사비를 들여 특화 설계를 적용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향후 아파트 가치를 생각하면 조경 고급화가 매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강남권 정비 사업지의 경우 3.3㎡당 50만원이 넘는 조경 공사비를 투입해 고급화를 선택하는 단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