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 오르는 이재명 영장 '기각'…민심 영향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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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간 이어지는 연휴에 '화두' 뺏길라 '분주'
'기각'에 초점 맞춘 민주당 "한동훈 파면해야"
'일부 혐의 소명' 강조한 국민의힘
'기각'에 초점 맞춘 민주당 "한동훈 파면해야"
'일부 혐의 소명' 강조한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자, 여아는 27일 '추석 밥상'에 유리한 화두를 올리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사법부를 비판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추석 민심 향배가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야는 강경 대치를 이어갔다.
당장 발등이 불이 떨어진 진영은 국민의힘이다. 영장 기각 사유에 '일부 혐의가 소명됐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기각' 그 자체가 미치는 파급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여권에서는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아왔다.
만약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민주당이 '방탄' 이미지를 덮어쓸 수 있고,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뒤 이 대표가 구속까지 된다면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는 극대화한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통과-영장 기각' 시나리오는 '무리한 수사'라는 프레임으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추석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따로 생각을 안 해봤다"며 "다만 우리 국민들 수준이 상당히 높다. 사안을 정확히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장) 기각 사유를 보고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의 말대로, 국민의힘은 영장 '기각'보다는 '기각 사유'에 초점을 맞추며 법원을 향한 공세에 주력했다. 김기현 대표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흩어진 양심을 가까스로 모아서 바로 세운 정의가 맥없이 무너져버렸다"며 "김명수 체제하에서 법치주의가 계속 유린당해온 결과"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조폭의 두목이나 마피아 보스는 영구히 처벌받지 않게 될 것"이라며 "한마디로 권력의 여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고 평가했다.
판사 출신의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모순적 결론을 가진 기각 사유"라며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지만 증거 인멸 가능성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지적했다.
이어 "아무 증거가 없이 검찰이 정치 탄압하고 보복 수사한다는 말은 영장 기각 사유만으로도 거짓말인 게 드러나서 오히려 대국민 사과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라고 강조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취임과 동시에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며 "많은 의원들이 빗속에서 당원·지지자들과 함께하며 염원하고 기도하고 뜻을 모았던 힘이 영장 기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세를 잡은 민주당은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내세우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 "너무도 당연하고 합리적 결정"이라며 "무리한 정치 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실무 책임자인 한동훈 장관의 파면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폭력성만 여실히 드러난 이번 기각 사태에 대해 (영장을) 결재하고 재가한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은 한동훈 장관을 즉각 파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그간 검찰 수사가 얼마나 무도하고 무리한 것이었는지 확인됐다. 이 사태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무도한 정치 탄압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한 장관 파면을 포함해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연휴가 지나면 윤 정부의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촛불문화제도 다시 열 계획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당의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해서 변수로 작용하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될 수 있어 '호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까지 잘 버텨주는 것이 오히려 우리 당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친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에게는 최고로 잘된 일이겠지만, 중도 표심에도 소구력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안도의 한숨을 내쉰 민주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사법부를 비판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추석 민심 향배가 내년 총선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여야는 강경 대치를 이어갔다.
당장 발등이 불이 떨어진 진영은 국민의힘이다. 영장 기각 사유에 '일부 혐의가 소명됐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기각' 그 자체가 미치는 파급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간 여권에서는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되는 것을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아왔다.
만약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민주당이 '방탄' 이미지를 덮어쓸 수 있고, 체포동의안이 통과된 뒤 이 대표가 구속까지 된다면 민주당의 사법 리스크는 극대화한다. 그러나 '체포동의안 통과-영장 기각' 시나리오는 '무리한 수사'라는 프레임으로 여권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與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고?…궤변"
실제로 국민의힘은 '비상'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예정됐던 '추석 귀성객 인사' 일정을 취소하고 긴급 최고위원회를 소집한 데 이어 국회에서 비상 의원총회도 열었다.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추석 민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따로 생각을 안 해봤다"며 "다만 우리 국민들 수준이 상당히 높다. 사안을 정확히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영장) 기각 사유를 보고 국민들이 정확히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의 말대로, 국민의힘은 영장 '기각'보다는 '기각 사유'에 초점을 맞추며 법원을 향한 공세에 주력했다. 김기현 대표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흩어진 양심을 가까스로 모아서 바로 세운 정의가 맥없이 무너져버렸다"며 "김명수 체제하에서 법치주의가 계속 유린당해온 결과"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이런 식으로 판단하면 조폭의 두목이나 마피아 보스는 영구히 처벌받지 않게 될 것"이라며 "한마디로 권력의 여부로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고 평가했다.
판사 출신의 전주혜 원내대변인도 이 대표 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라는 모순적 결론을 가진 기각 사유"라며 위증교사 혐의가 소명되지만 증거 인멸 가능성이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지적했다.
이어 "아무 증거가 없이 검찰이 정치 탄압하고 보복 수사한다는 말은 영장 기각 사유만으로도 거짓말인 게 드러나서 오히려 대국민 사과해야 할 사람은 이재명 대표"라고 강조했다.
대여 공세 고삐 쥔 野 "한동훈 장관 파면" 반격
반면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던 민주당은 반격의 기회를 잡아 환호했다. 민주당의 의원총회는 이날 축제 분위기로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한준호 의원은 개회를 선언하며 "고생해주신 모든 의원, 지지자, 국민께 감사의 의미를 담아 크게 박수를 치고 시작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의원들은 일제히 화답했다.홍익표 원내대표도 "취임과 동시에 아주 큰 선물을 받았다"며 "많은 의원들이 빗속에서 당원·지지자들과 함께하며 염원하고 기도하고 뜻을 모았던 힘이 영장 기각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세를 잡은 민주당은 '검찰의 야당 탄압' 프레임을 내세우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 파면을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에 "너무도 당연하고 합리적 결정"이라며 "무리한 정치 수사에 대한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실무 책임자인 한동훈 장관의 파면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폭력성만 여실히 드러난 이번 기각 사태에 대해 (영장을) 결재하고 재가한 한동훈 장관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며 "윤 대통령은 한동훈 장관을 즉각 파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그간 검찰 수사가 얼마나 무도하고 무리한 것이었는지 확인됐다. 이 사태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무도한 정치 탄압에 대해 즉각 사과하고 한 장관 파면을 포함해 전면적인 국정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후에도 공세 수위를 높일 전망이다. 연휴가 지나면 윤 정부의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촛불문화제도 다시 열 계획이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당의 역량을 총결집해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계속해서 변수로 작용하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될 수 있어 '호재'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가 총선까지 잘 버텨주는 것이 오히려 우리 당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며 "친명계 의원들과 강성 지지층에게는 최고로 잘된 일이겠지만, 중도 표심에도 소구력이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