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日 다케다제약 아태 판권 매각 지연된 이유
셀트리온이 3년 전 인수한 일본 다케다제약의 아시아 태평양지역 의약품 판권을 지난 6월 매물로 내놓은 가운데,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매각 작업이 3개월 가량 이어지면서 결과가 나오지 않자 무산된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지만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다케다제약 아태지역 의약품 해외 판권 매각 작업에 대한 '딜 구조'가 다소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은 2020년 6월 다케다제약으로부터 한국을 비롯해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 국가에서 판매 중인 18개 의약품의 특허, 상표, 판매에 대한 권리를 인수했다. 최종 인수 가격은 3074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신약 개발사로의 대전환을 앞두고 사업 재정비 차원에서 이 사업을 다시 매각키로 했다. 일반의약품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바이오의약품에 비해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있어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일찌감치 이 사업부에 대한 분사 및 매각을 검토했다.

당초 매각 대상은 한국을 제외한 해외 8개국 다케다 제품의 판권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 범위에 대해 매각측과 인수측간 이견이 발생해 다소 변동이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대상과 구조만 일부 바뀌었을 뿐 매각은 순조롭게 이뤄질 전망이다. 인수후보측과 매각자간 협상도 거의 9부능선을 넘었기 때문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합병에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전망이다. 매각대금 입금에 따른 재무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수익성이 높은 사업구조로 개편되면서 미래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서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내건 2030년 셀트리온 목표는 ‘매출의 60%는 바이오시밀러, 40%는 신약에서 내는 글로벌 바이오업계 선두주자’다. 그는 여러차례 “문어발식 경영은 하지 않겠다”며 ‘선택과 집중’을 강조했다.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한경 바이오인사이트를 통해 10월 추천종목으로 셀트리온을 꼽았다. 박 책임연구원은 셀트리온 합병 법인의 적정가치는 약 40조원으로 추정했다. 2024년 매출은 3조 1535억원, 에비타(EBITDA·상각전 영업이익)는 8312억원, 영업이익은 5500억원으로 예상했다.

그는 "합병 이후 셀트리온 성장의 핵심 축은 올해 10월 미국 신약 승인 허가가 예상되는 램시마SC(짐펜트라)"라며 "셀트리온은 2030년 매출 중 신약에서 약 5조원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밝혔으며 램시마SC는 그 중 약 3조원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일 9시 53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