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 감독 "이 체급 간판으로 될 것…밝은 분위기 만드는 선수"
[아시안게임] '양발 잘 쓰는 중량급' 박우혁, 혼성 단체전 아쉬움 턴 金
태권도 남자 겨루기 경량급에 58㎏급 장준(한국가스공사)이 있다면 중량급에는 박우혁(삼성에스원)이 선두 주자다.

192㎝의 신장으로 80㎏급에 출전하는 박우혁은 우리나라 중량급의 대표 기대주다.

2000년생인 박우혁은 이미 세계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해 11월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욘 신타도 아르테체(스페인)를 라운드 점수 2-0(2-0 8-4)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리나라가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80㎏급(웰터급)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99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 장종오 이후 23년 만이었다.

이후로는 2007년 중국 베이징 대회 장창하의 은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올림픽에서도 태권도가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00년 시드니 대회부터 우리나라가 유일하게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한 체급이 남자 80㎏급이다.

박우혁은 처음 출전한 2019년 영국 맨체스터 대회부터 파란을 일으키며 일찌감치 한국 태권도계에 눈도장을 찍었다.
[아시안게임] '양발 잘 쓰는 중량급' 박우혁, 혼성 단체전 아쉬움 턴 金
당시 32강에서 올림픽 랭킹 1위였던 '난적' 막심 크람트코프(러시아)를 꺾고 승승장구에 동메달을 수확한 것이다.

2020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3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히 국제 대회 성과를 내온 박우혁이지만, 올해에는 마냥 웃지 못했다.

지난 2월 국가대표 선발 최종전 결승에서 서건우(한국체대)를 라운드 점수 2-1로 누르고 우승할 때까지만 해도 기세가 좋았다.

그러나 5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2023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8강에서 짐을 쌌다.

WT 랭킹 1위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에게 라운드 점수 0-2로 완패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위상이 올라간 박우혁에게는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은 박우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세계적 강호들과 결전을 철저히 대비해왔다.

박우혁의 소속팀 삼성 에스원 태권도단의 정동혁 감독은 "이 체급에서 가장 대표적인 아시아 선수로 우리가 경계한 게 요르단의 살리흐 엘샤라바티, 이란의 메흐란 바라호르다리였다.

이들에 대한 대비책을 찾는다고 고생했다"며 "모든 훈련의 초점을 그쪽에 맞췄다"고 말했다.

박우혁은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올해 삼성에스원 태권도단에 입단했다.

정 감독은 "온 지 얼마 안 됐지만 정말 활발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항상 있어서, 실력만큼이나 성격도 좋다"고 칭찬했다.
[아시안게임] '양발 잘 쓰는 중량급' 박우혁, 혼성 단체전 아쉬움 턴 金
그러면서 "여러 선수가 많지만 중량급에서 박우혁만큼 양발을 잘 쓰는 선수가 없다.

적재적소에 맞게 경기를 잘 풀어가는 능력도 있어 향후 이 체급 간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박우혁은 남자 80㎏급 우승으로 이번 대회 초반 겪은 아픔도 털어냈다.

박우혁은 항저우 대회를 통해 아시안게임에 처음 도입된 겨루기 혼성 단체전에도 출전했다.

이는 '종주국' 한국 대표팀이 대회 전부터 금메달을 노리겠다고 꼽은 종목이다.

박우혁은 김잔디(삼성에스원),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시청)과 팀을 이뤄 결승까지는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개최국 중국 팀(추이양, 쑹자오샹, 쑹제, 저우쩌치)에 패해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자국 팬들의 열광적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 팀은 1라운드를 21-30으로 뒤졌지만, 이후 저돌적으로 공세를 펴며 주도권을 잡더니 결국 84-77로 이겼다.

이 경기 후 박우혁은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을 만나 판정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놨다.
[아시안게임] '양발 잘 쓰는 중량급' 박우혁, 혼성 단체전 아쉬움 턴 金
박우혁의 이번 개인전 우승은 이틀 전 느낀 아쉬움을 털 만큼 값지다.

우리나라가 아시안게임 이 체급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2002년 부산 대회(오선택)로, 21년 전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