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무역 안보문제화' 비판하며 "대외개방·안보 통합해야"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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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갈등의 고조 속에 미국이 대(對)중국 경제·무역 제재 고삐를 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통해 중국의 권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의 'WTO 규칙·개혁 제8차 집체학습'에 참석해 "WTO에 대해 필요한 개혁을 진행하는 것은 보편적인 공동인식이자 대세"라며 이같이 말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국내·국제라는 두 가지 대국과 발전·안보를 더 잘 통합하는 수준에서 WTO 개혁의 중요성과 긴박성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며 "더욱 적극적인 역사적 책임감과 창조정신으로 WTO 개혁과 국제 경제·무역 규칙 조정에 참여하고,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으로 심도 있는 개혁과 양질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WTO 개혁에 참여하려면 WTO를 핵심으로 하는 다자 무역 체제의 권위와 유효성을 흔들림 없이 지켜야 하고, WTO 분쟁 해결 메커니즘의 정상적 운영을 적극적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의 기치를 선명히 내걸고, 일방주의·보호주의와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무기화·안보문제화에 반대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을 추동해야 한다"면서 "중국을 포함한 개발도상국의 합법적 권익을 단호하게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이 쓴 '일방주의', '보호주의', '경제·무역 문제의 정치화·무기화·안보문제화' 등은 그간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이나 미국의 경제 제재 상황에서 자주 동원한 표현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미국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아울러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통제하는 탄탄한 실력을 단련해야 한다"며 "국제 규칙을 활용해 중국의 발전 권익을 수호하는 능력을 높이고, 개방과 안보를 총괄해 투쟁 중에 안보와 권익을 지키며, 협력과 호혜를 추구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WTO 개혁'은 중국은 물론 미국도 동의하는 구호지만 양국이 주장하는 개혁 대상은 다르다.

중국의 'WTO 개혁'은 미국이 자유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있으니 WTO라는 다자 구도로 미국을 견제·제약해야 하며, '최대의 개도국'인 중국이 다른 개도국들을 대변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한 뒤 현재까지 개도국 대우를 받으면서 예외 우대 조항으로 불공정 무역을 하고 있다는 점을 현 WTO 체제의 문제 가운데 하나로 지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