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이해영 감독의 '유령' 상영…"한국영화는 볼 때마다 새로워 매료"
한국문화원, 내달 5일까지 韓영화 16편 상영 예정…대부분 벨기에선 처음
[르포] 막오른 벨기에 한국영화제…첫날부터 매진·박수갈채
"한일 역사를 잘 모르는 저도 빠져들었는데, 이런 영화가 한국에선 망했다고요? 언빌리버블(Unbelievable)!"
27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시내 보자르 극장에서 상영된 '제11회 벨기에 한국영화제'의 개막작 '유령'을 관람한 루디빈 스호나케르(34)씨는 '한국에서 흥행에는 실패한 영화'라는 기자 설명에 이렇게 반응했다.

이해영 감독의 '유령'은 일제 강점기 당시 항일 스파이 조직을 소재로 한 스릴러 첩보 영화다.

올해 1월 개봉된 이후 국내에서는 관객 60만여명을 모으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설경구, 박해수, 이하늬, 박소담 등 화려한 캐스팅 라인업을 고려하면 처참한 성적이다.

[르포] 막오른 벨기에 한국영화제…첫날부터 매진·박수갈채
그러나 루디빈 씨 외에도 이날 개막식에서 만난 관객 상당수는 기자의 예상을 깨고 '숨은 한국 작품'을 알게 됐다는 반응이 의외로 많았다.

유럽 현지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평일 저녁에 열린 개막식이었음에도 450석 규모의 유료좌석 전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영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르포] 막오른 벨기에 한국영화제…첫날부터 매진·박수갈채
현장에서 만난 엠마 라이헤르트(21)씨는 "기생충과 오징어게임은 물론이고, 넷플릭스에서도 한국 시리즈물을 자주 본다"면서 "벨기에에서는 들어본 적이 없는 한국 영화여서 호기심에 예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면마다 영상이 아름다웠고 여성 배우들의 액션신이 특히 인상적"이라며 "한국 영화는 볼 때마다 새로워 더 매료되는 것 같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아내와 함께 2년 연속 개막식을 찾았다는 마르크 티이스(47)씨도 "벨기에서 접하기 어려운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직접 본다는 것 자체가 특별한 경험"이라며 "내년에도 또 올 것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르포] 막오른 벨기에 한국영화제…첫날부터 매진·박수갈채
이날 개막식 개회사를 한 유정현 주벨기에유럽연합 대사는 "한국 영화가 전 세계 관객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서 성장해왔다"고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영화제를 개최한 주벨기에 한국문화원은 내달 5일까지 보자르 극장 등 협력 기관과 함께 선정한 한국 영화 총 16편을 선보일 예정이다.

일부를 제외하면 현지에서는 처음 소개되는 작품이 대부분이라고 문화원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