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너무 아까운 은메달…사흘 전 짝이 된 사이클 신동인-김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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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로 "아쉽지만 이게 최선의 결과…3일 전부터 '대타'로 준비"
신동인 "난 늙어서 銀도 좋아…국민들께 조금이라도 영감 드렸으면" 신동인(강진군청)과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너무나도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선수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둘은 지난 29일 오후 중국 저장성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트랙 남자 매디슨 결승에서 마지막 구간을 앞두고 48점을 쌓았다.
그때 일본의 점수는 44점이었다.
2인 1조로 하는 포인트레이스 경기 매디슨은 이번 대회에서 총 50㎞ 거리를 200바퀴 돌면서 10바퀴째마다 들어오는 순서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1위로 들어오면 5점을 받고, 2위 3점·3위 2점·4위 1점을 받은 식이다.
두 선수가 우승하면 이번 대회 우리나라 사이클 트랙 종목에 첫 금메달을 안길 수 있었다.
금메달 소식이 잠잠하던 트랙 종목 마지막 날에 거둔 값진 낭보가 될 터였다.
그런데 이변이 벌어졌다.
최종 구간을 통과한 직후 두 팀의 점수가 나란히 54점이 된 것이다.
마지막인 20번째 구간에서 일본 팀이 10점, 우리가 6점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는 마지막 구간이 기존 점수의 2배가 걸린 '특별 레이스'라서 그렇다.
일본이 여기서 1위를 차지했고, 우리는 2위였다.
극적으로 동점이 된 상황에서 최종 승자는 일본이었다.
마지막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기 때문이다.
15번째 구간부터 41-40으로 일본을 앞지르더니 19번째 구간까지 리드를 지켜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점수가 없었던 5개 구간(2·6·13·10·18번째 구간) 중 1점이라도 올렸거나, 총 경주 거리가 조금이라도 짧게 지정됐다면 금메달은 신동인-김유로에게 돌아갔을 터다.
신동인은 경기 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지막에 잡힌 건 아쉽지만 은메달에 정말 만족한다"며 "시상대에 서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1994년생으로 29세인 신동인은 "수월하게 풀려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마무리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며 "난 이제 너무 늙어서 은메달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응원하셨을 텐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렵게 은메달을 땄으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조금이라도 감동이나 영감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은 노리기 어렵다는 예상과 달리 놀라운 역주를 보여준 신동인-김유로 조는 사실 경기 3일 전에 결성됐다.
본래 신동인의 파트너는 남자 사이클의 간판격 선수인 박상훈(의정부시청)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랙 개인추발 금메달리스트인 박상훈은 당시 매디슨에서도 김옥철과 짝을 이뤄 은메달을 땄다.
그런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신동인은 "본래 우리 팀의 주장인 박상훈 선수와 함께하기로 했는데 건강상 이유로 선수가 교체됐다.
김유로 선수는 도로 사이클 선수지만 트랙에서도 유능한 선수여서, 선수들·감독님 사이 긴 시간 논의 끝에 김유로 선수와 짝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3일 전부터 익숙하지 않은 트랙 종목에 나서야 해 부담이 컸을 텐데 정말 잘해줬다.
그 덕에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사이클이 좋아 쉬는 날이면 산, 바다 등 각지로 자전거를 끌고 나선다는 김유로도 아쉬운 마음보다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은메달이 '최선의 결과'라는 김유로는 "대타로 투입됐다.
여러 후보 중 선택해주신 장선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원래 도로 종목으로 출전했다.
트랙을 2달 만에 처음 탔고, 3일 정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는 3일 만에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선배인 신동인 선수가 경기를 잘 이끌어준 덕에 내가 잘 탈 수 있었다"며 거듭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 할 게 없을 때 무조건 사이클 생각부터 난다.
지금까지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한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동인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사이클을 떠난다.
프로 경륜의 세계로 향한다.
프로 경륜 선수는 사이클 선수와는 엄연히 소속부터 구분된다.
경륜 자체는 사이클의 세부 종목이지만, '프로 경륜'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가 담당하는 스포츠토토 사업을 일컫는다.
산업 기반이 확실해 선수 개인으로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신동인은 "경륜 선수로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이 출전한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는데 후회 없이 임했다"며 "잘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들도 있어 이제 그만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출중한 기량을 가진 경륜 선수들을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윤백호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의 구상이다.
2009년부터 14년간 연맹을 이끌다가 올해 초 사임한 구자열 전 회장이 추진했던 '올림픽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대표팀 훈련에 매진하는 과정에서 차출된 경륜 선수가 본업인 프로 경륜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실무적인 혼선이 발견된 터라, 제대로 추진하려면 정교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동인은 "그런 이야기처럼 경륜 선수도 국가대표로 출전할 여건, 환경이 마련된다면 나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반겼다.
/연합뉴스
신동인 "난 늙어서 銀도 좋아…국민들께 조금이라도 영감 드렸으면" 신동인(강진군청)과 김유로(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너무나도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선수 중 하나로 기록될 만하다.
둘은 지난 29일 오후 중국 저장성 춘안 제서우 스포츠센터 벨로드롬에서 열린 사이클 트랙 남자 매디슨 결승에서 마지막 구간을 앞두고 48점을 쌓았다.
그때 일본의 점수는 44점이었다.
2인 1조로 하는 포인트레이스 경기 매디슨은 이번 대회에서 총 50㎞ 거리를 200바퀴 돌면서 10바퀴째마다 들어오는 순서에 따라 점수를 매겼다.
1위로 들어오면 5점을 받고, 2위 3점·3위 2점·4위 1점을 받은 식이다.
두 선수가 우승하면 이번 대회 우리나라 사이클 트랙 종목에 첫 금메달을 안길 수 있었다.
금메달 소식이 잠잠하던 트랙 종목 마지막 날에 거둔 값진 낭보가 될 터였다.
그런데 이변이 벌어졌다.
최종 구간을 통과한 직후 두 팀의 점수가 나란히 54점이 된 것이다.
마지막인 20번째 구간에서 일본 팀이 10점, 우리가 6점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는 마지막 구간이 기존 점수의 2배가 걸린 '특별 레이스'라서 그렇다.
일본이 여기서 1위를 차지했고, 우리는 2위였다.
극적으로 동점이 된 상황에서 최종 승자는 일본이었다.
마지막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기 때문이다.
15번째 구간부터 41-40으로 일본을 앞지르더니 19번째 구간까지 리드를 지켜 한국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점수가 없었던 5개 구간(2·6·13·10·18번째 구간) 중 1점이라도 올렸거나, 총 경주 거리가 조금이라도 짧게 지정됐다면 금메달은 신동인-김유로에게 돌아갔을 터다.
신동인은 경기 후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마지막에 잡힌 건 아쉽지만 은메달에 정말 만족한다"며 "시상대에 서는 게 목표였다"고 밝혔다.
1994년생으로 29세인 신동인은 "수월하게 풀려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하긴 했다.
마무리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며 "난 이제 너무 늙어서 은메달에 만족한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응원하셨을 텐데 금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며 "어렵게 은메달을 땄으니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조금이라도 감동이나 영감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럴 수만 있다면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금메달은 노리기 어렵다는 예상과 달리 놀라운 역주를 보여준 신동인-김유로 조는 사실 경기 3일 전에 결성됐다.
본래 신동인의 파트너는 남자 사이클의 간판격 선수인 박상훈(의정부시청)이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랙 개인추발 금메달리스트인 박상훈은 당시 매디슨에서도 김옥철과 짝을 이뤄 은메달을 땄다.
그런데 이번 경기를 앞두고는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다고 한다.
신동인은 "본래 우리 팀의 주장인 박상훈 선수와 함께하기로 했는데 건강상 이유로 선수가 교체됐다.
김유로 선수는 도로 사이클 선수지만 트랙에서도 유능한 선수여서, 선수들·감독님 사이 긴 시간 논의 끝에 김유로 선수와 짝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 3일 전부터 익숙하지 않은 트랙 종목에 나서야 해 부담이 컸을 텐데 정말 잘해줬다.
그 덕에 은메달이라는 값진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사이클이 좋아 쉬는 날이면 산, 바다 등 각지로 자전거를 끌고 나선다는 김유로도 아쉬운 마음보다는 기쁨이 크다고 했다.
은메달이 '최선의 결과'라는 김유로는 "대타로 투입됐다.
여러 후보 중 선택해주신 장선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원래 도로 종목으로 출전했다.
트랙을 2달 만에 처음 탔고, 3일 정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는 3일 만에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선배인 신동인 선수가 경기를 잘 이끌어준 덕에 내가 잘 탈 수 있었다"며 거듭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 할 게 없을 때 무조건 사이클 생각부터 난다.
지금까지 사이클 선수가 되기로 한 결정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신동인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아마추어 사이클을 떠난다.
프로 경륜의 세계로 향한다.
프로 경륜 선수는 사이클 선수와는 엄연히 소속부터 구분된다.
경륜 자체는 사이클의 세부 종목이지만, '프로 경륜'은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가 담당하는 스포츠토토 사업을 일컫는다.
산업 기반이 확실해 선수 개인으로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신동인은 "경륜 선수로서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이 출전한 세 번째 아시안게임이었는데 후회 없이 임했다"며 "잘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들도 있어 이제 그만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출중한 기량을 가진 경륜 선수들을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용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윤백호 대한자전거연맹 회장의 구상이다.
2009년부터 14년간 연맹을 이끌다가 올해 초 사임한 구자열 전 회장이 추진했던 '올림픽 프로젝트'의 일환이기도 하다.
대표팀 훈련에 매진하는 과정에서 차출된 경륜 선수가 본업인 프로 경륜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실무적인 혼선이 발견된 터라, 제대로 추진하려면 정교한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동인은 "그런 이야기처럼 경륜 선수도 국가대표로 출전할 여건, 환경이 마련된다면 나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반겼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