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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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외계인, 어머니는 뱀으로 보인다는 망상에 빠져 부모를 살해한 30대 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박선준·정현식·배윤경 고법판사)는 존속살해 및 살인 혐의로 기소된 A(32) 씨와 검찰 측이 제기한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앞서 1심은 A씨에게 징역 15년, 치료감호 및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에서 양형 요소로 주장하는 여러 사정은 이미 원심 변론 과정에 드러났거나 원심이 형을 정하면서 충분히 고려했다고 보인다"며 항소기각 사유를 밝혔다.

앞선 1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방비 상태에서 별다른 저항도 제대로 하지 못했던 피해자들을 흉기로 찌르는 등 그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혹했고 피해자들은 사망 직전까지 극심한 공포와 고통을 느꼈을 것이 분명하다"며 "다만 피고인이 양극성 정동장애 등으로 인해 망상에 사로잡혀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21일 오후 5시 22분부터 오후 7시 42분 사이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아버지 B씨 주거지에서 B씨의 복부, 가슴 부위 등을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는 뇌졸중으로 거동이 불편해 누워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이를 말리던 어머니 C씨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씨는 조사에서 "아빠가 외계인으로 보였고, 누가 죽이라고 시켰다", "엄마가 뱀으로 보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어린 시절 B씨가 C씨를 자주 폭행하는 모습을 보고 자라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2015년께 병원에서 양극성 정동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