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오른쪽)이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대만 황위린이 발을 쭉 뻗으며 0.01초 차로 역전 우승했다. / 사진=연합뉴스
2일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정철원(오른쪽)이 결승선을 통과하며 세리머니를 하는 동안 대만 황위린이 발을 쭉 뻗으며 0.01초 차로 역전 우승했다. / 사진=연합뉴스
항저우 아시안게임 롤러스케이트 남자 스피드 3000m 계주 결선에서 우승을 직감하며 세리머니 하다 막판 추월을 허용, 금메달을 놓친 한국 대표팀에게 대만 선수가 뼈아픈 한 마디를 남겼다.

앞서가던 한국 정철원이 결승선 통과 직전 두 팔을 들어 올리며 환호하는 사이 대만의 마지막 주자 황위린은 포기하지 않고 내달려 왼발을 쭉 내밀었다. 결과는 0.01초 차 대만의 우승. 말 그대로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연출돼 한국의 메달 색깔은 금메달에서 은메달로 바뀌었다.

대회 조직위원회 정보 사이트 ‘마이인포’에 따르면 집념의 승리를 이끌어낸 황위린은 경기 후 “상대가 축하(세리머니)하고 있는 장면을 봤다. 딱 몇 m가 부족했던 상황이었다”면서 “그 순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결승선을 향해 달렸다”고 말했다.

“그(정철원)가 앞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이겼는지도 몰랐다”고 경기 상황을 되돌아본 그는 “말해주고 싶었다, 그들이 축하하는 동안 여전히 내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이라고 덧붙였다.
결승선 통과 직전 세리머니 하다 대만에 추월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롤러스케이트 계주 대표팀. 왼쪽부터 정철원, 최광호, 최인호. / 사진=연합뉴스
결승선 통과 직전 세리머니 하다 대만에 추월 당해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롤러스케이트 계주 대표팀. 왼쪽부터 정철원, 최광호, 최인호. / 사진=연합뉴스
최광호, 최인호와 함께 팀을 이룬 마지막 주자 정철원은 “제 실수가 너무 크다. 방심하고 끝까지 타지 않는 실수를 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뒤늦은 후회였다. 결승선 통과 직후 한국 대표팀은 태극기를 들고 자축했으나 공식 기록과 영상을 확인하고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평범하지만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 대표팀은 한순간의 실수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