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타 회복한 메리어트, M&A 배팅 성공할까 [글로벌 종목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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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호텔 체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
코로나19로 직격타 입었지만 반등 성공
올 들어 공격적인 M&A로 사업 영역 확대
미국 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 전망도 나와 코로나19가 종식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텔업계에도 최근 훈풍이 불고 있다. 관광 산업이 다시 반등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세계 최대 호텔 그룹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티커명 MAR)은 공격적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세계 관광 소비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호텔 공룡으로 불리던 메리어트도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았다. 2020년 메리어트의 영업이익은 8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95% 줄었다. 주가 흐름도 악화했다. 2020년 1년간 메리어트 주가는 11.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뤄진 나스닥 지수가 46.3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부터 메리어트 수익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메리어트 매출은 136억 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억 5000만달러로 2020년보다 1983% 폭증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력이 제한적인데다 자국 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재택근무제가 도입되면서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 '워케이션(Work+Vacation)' 현상도 확산했다.
지난해부터 메리어트는 코로나19로 입은 피해를 완전히 회복했다. 2022년 매출(207억 7000만달러)은 2019년(209억 7000만달러)보다 0.95% 적었다. 영업이익(17억 5000만달러)은 되레 2019년 기록한 18억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종식될 조짐을 보이자 세계 소비자들이 '보복소비'로 여행 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도 메리어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 15%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 흐름도 개선됐다. 메리어트 주가는 올 초부터 지난 3일까지 28.87% 증가했다. S&P500(11.69%)과 나스닥(27.15%)의 상승률을 웃돈다.
올해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지난 8월 실적발표회에서 메리어트는 미국 내 리조트 체인 MGM리조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메리어트는 미국 내 4만 객실 이상 대형 리조트 17개를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호텔 시장 점유율도 2.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어트는 크루즈 여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메리어트는 리츠칼튼 호텔 브랜드를 활용해 크루즈선을 사 모았다. 현재 3척인 크루즈선을 올해 안에 1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티그룹과 함께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4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크루즈 여행 전용 브랜드를 신설한 뒤 3년 내로 기업 공개(IPO)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을 위한 회수(엑시트) 계획도 미리 짜둔 셈이다.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어트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최소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까지 매년 10% 이상 증가해 2025년 말에는 EPS가 11.4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강(强)달러 현상으로 인해 미국 관광객들이 해외여행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텔업계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접어들게 되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2일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복 소비로 증가한 여행 수요가 올해 하반기부터 잦아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지출이 줄어들면서 호화 여행 수요가 저렴한 단체 여행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내놨다.
높은 금리 수준도 호텔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호텔의 비용 부담이 다른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이자 비용을 비롯해 인건비, 에너지 비용, 보험 비용 등으로 호텔 업계의 재정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태다.
실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채권(CMBS) 19개가 강제 청산됐다고 분석했다. 이 중 9개가 호텔이 차입한 채권이었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헐값에 부동산을 매각한 것이다.
피치는 "2024년 상반기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확률이 높아지면 여행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허리케인 등 기후 위기로 인해 해안가에 있는 호텔에 대한 보험료도 전년 대비 2~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코로나19로 직격타 입었지만 반등 성공
올 들어 공격적인 M&A로 사업 영역 확대
미국 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 전망도 나와 코로나19가 종식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텔업계에도 최근 훈풍이 불고 있다. 관광 산업이 다시 반등하면서 재기에 성공한 세계 최대 호텔 그룹인 메리어트인터내셔널(티커명 MAR)은 공격적으로 사업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세계 관광 소비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코로나19 딛고 반등
1927년 설립된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은 2016년 스타우드 호텔&리조트를 인수하면서 세계 최대 호텔 체인으로 성장했다. 세계 138개국에서 8500여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리츠칼튼, 페어필드, 쉐라톤, W 등 메리어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는 31개에 달한다.호텔 공룡으로 불리던 메리어트도 코로나19로 직격타를 맞았다. 2020년 메리어트의 영업이익은 8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95% 줄었다. 주가 흐름도 악화했다. 2020년 1년간 메리어트 주가는 11.6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뤄진 나스닥 지수가 46.35%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2021년부터 메리어트 수익이 개선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메리어트 매출은 136억 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억 5000만달러로 2020년보다 1983% 폭증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영향력이 제한적인데다 자국 내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매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재택근무제가 도입되면서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 '워케이션(Work+Vacation)' 현상도 확산했다.
지난해부터 메리어트는 코로나19로 입은 피해를 완전히 회복했다. 2022년 매출(207억 7000만달러)은 2019년(209억 7000만달러)보다 0.95% 적었다. 영업이익(17억 5000만달러)은 되레 2019년 기록한 18억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가 종식될 조짐을 보이자 세계 소비자들이 '보복소비'로 여행 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도 메리어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 15%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가 흐름도 개선됐다. 메리어트 주가는 올 초부터 지난 3일까지 28.87% 증가했다. S&P500(11.69%)과 나스닥(27.15%)의 상승률을 웃돈다.
M&A로 영토 확장
관광 산업이 되살아나자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남미 최대 호텔 그룹인 호텔레스시티를 1억달러에 인수했다. 75개 도시에 152개 호텔을 확보하게 됐다. 경제 성장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세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남미와 카리브해 일대에 거점을 마련한 것이다.올해도 공격적으로 인수합병을 추진했다. 지난 8월 실적발표회에서 메리어트는 미국 내 리조트 체인 MGM리조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메리어트는 미국 내 4만 객실 이상 대형 리조트 17개를 확보하게 된다. 글로벌 호텔 시장 점유율도 2.4%포인트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메리어트는 크루즈 여행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메리어트는 리츠칼튼 호텔 브랜드를 활용해 크루즈선을 사 모았다. 현재 3척인 크루즈선을 올해 안에 10척까지 늘릴 계획이다. 시티그룹과 함께 자산운용사 등으로부터 4억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고 있으며, 크루즈 여행 전용 브랜드를 신설한 뒤 3년 내로 기업 공개(IPO)할 방침이다. 투자자들을 위한 회수(엑시트) 계획도 미리 짜둔 셈이다.
엇갈리는 전망
메리어트는 앞으로 3년간 매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7일 호텔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객실당 연평균 수익(RevPAR)이 2025년까지 2년간 6%씩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메리어트는 올해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대비 최소 2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까지 매년 10% 이상 증가해 2025년 말에는 EPS가 11.4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여행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강(强)달러 현상으로 인해 미국 관광객들이 해외여행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어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호텔업계의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국이 경기침체에 접어들게 되면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지난 22일 신용평가사 피치는 보복 소비로 증가한 여행 수요가 올해 하반기부터 잦아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기 둔화로 인해 지출이 줄어들면서 호화 여행 수요가 저렴한 단체 여행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내놨다.
높은 금리 수준도 호텔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호텔의 비용 부담이 다른 상업용 부동산에 비해 크기 때문이다. 이자 비용을 비롯해 인건비, 에너지 비용, 보험 비용 등으로 호텔 업계의 재정 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한 상태다.
실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2분기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 채권(CMBS) 19개가 강제 청산됐다고 분석했다. 이 중 9개가 호텔이 차입한 채권이었다. 디폴트(채무불이행)를 피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헐값에 부동산을 매각한 것이다.
피치는 "2024년 상반기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확률이 높아지면 여행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허리케인 등 기후 위기로 인해 해안가에 있는 호텔에 대한 보험료도 전년 대비 2~3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