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산 위기에 처한 공유 사무실 기업 위워크가 9500만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이자를 지급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충분히 상환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위워크의 파산 가능성이 더 높아진 징후로 해석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위워크는 이날 채권 5종에 대한 3730만달러의 현금 이자와 5790만달러의 현물 이자에 대한 상환을 30일간 유예한다고 공시했다. 이자 상환 마지막 기한일에 유예를 결정한 것이다. 30일간의 유예 기간에 위워크는 비용을 절감하고 채권자와의 상환 협상을 벌일 예정이다.

위워크는 공시를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했고, 유예 기간 내 상환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톨리 임시 최고경영자(CEO)도 “채권자들이 우리의 결정을 전적으로 이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위워크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현금 2억 500만 달러와 4억 7500만 달러 규모의 신용대출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위워크의 파산 위기가 더 심화했다고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유예 결정에 대해 "위워크가 처한 재정적 어려움에 대한 징후"라며 "이자 상환 보류는 의심의 여지 없이 파산 신청 관측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0년 설립된 위워크는 상업용 부동산을 임차한 뒤 이를 스타트업 등에 단기로 재임대해주는 사업모델을 갖고 있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아 유망 기업으로 떠올랐다. 2021년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확산하자 공유오피스 수요가 줄었다. 사업 모델이 공유경제의 테크가 아닌 결국 부동산 임대업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위워크는 경영난에 빠지며 기업가치가 대폭 감소했다. 2019년 기업가치는 470억달러에 달했지만 2일 기준 시가총액은 1억 5700만달러 수준으로 99.7% 감소했다.

경영난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위워크는 올해 2분기 3억 4900만달러의 순손실을 냈다. 실적발표회에서 위워크는 경영 적자와 향후 현금 수요, 회원 이탈 증가 등으로 인해 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를 "상당한 의구심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파산 위기에 몰린 위워크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건물주들과 계약 조건 변경을 위한 협상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건물 계약의 해지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