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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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기간 국내 증시가 휴장에 들어간 사이 서학개미들은 미국 증시에서 유망 종목에 투자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양자컴퓨팅 분야 기업인 '아이온큐'(IONQ INC)였다. 테슬라, 엔비디아를 제치고 순매수 상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9월 27일~10월 3일) 동안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아이온큐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은 아이온큐 주식을 5078만9467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아이온큐는 지난달 1일부터 26일까지는 순매수 상위종목 8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최근 들어 순위가 급상승했다.

아이온큐는 지난달 11일 19.68달러로 고점을 찍었으나 이후 22일까지 9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아이온큐의 주가가 추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아이온큐는 지난달 27일 랙 장착형 솔루션인 포르테 엔터프라이즈(Forte Enterprise)와 템포(Tempo)를 공개한 데 이어 미국 공군연구소(AFRL)와 2550만달러 규모의 양자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2거래일 동안 각각 8.7%, 8.08% 급등했다.

실제로 아이온큐의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의 미래 성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니드햄 앤 컴퍼니(Needham & Company)는 목표 주가를 18달러로 올렸고 크레이그 할럼 (Craig Hallum)은 목표 주가를 21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2위는 테슬라로 3946만5794달러, 3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PROSHARES ULTRAPRO) QQQ 상장지수펀드(ETF) 3563만9474달러, 4위는 엔비디아 3256만7411달러, 5위는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채 불 3X 셰어즈(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 2289만2722달러 순이었다.
사진=아이온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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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금액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미국 주식 투자금액은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이어진 순매도에서 8월 순매수 전환한 후 9월(7405억원)에도 순매수 규모가 확대됐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기조 장기화가 전망되면서 주가 흐름이 약세를 나타내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도 10월 미국 시장이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와 유가 상승에 대선 시즌과 맞물린 재정정책 잡음이 나타나고 있어 중장기 펀더멘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지난달 미국 주식시장이 각종 악재에 휘말렸지만 지금까지의 주가 상승을 만들어온 이유들과 연말연초 반등 기대감은 아직 유효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0월 미국 증시에서는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부담과 2024년 회계연도(10~9월) 예산안 협상,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파업이 주식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이후 실적이 견인할 방향성을 염두에 두고 10월의 변동성을 저가 매수로 이용할 수 있다"며 "중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술주 선호 속에서 대형 퀄리티주나 에너지를 통해 금리, 유가 리스크를 제어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테마가 약해진 듯 보이나 경제·정치적 환경과 연초 이후 주가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고 판단한다"며 "AI 핵심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