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날씨에 엇갈린 천연가스 가격 전망, 美 오르고 EU 내린다 [원자재 포커스]
따뜻한 겨울 전망에 유럽 천연가스 가격 하락
미국 내 수력발전량 감소로 가스 가격 상승 전망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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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온화한 기온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내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전력 발전용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3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SE)에서 거래되는 미국 헨리 허브(HH) 천연가스 선물(11월물) 가격은 전 장 대비 0.07% 하락한 100만BTU(열량 단위)당 2.9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 3.8% 상승한 뒤 소폭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서 이례적인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천연가스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따뜻한 날씨에 엇갈린 천연가스 가격 전망, 美 오르고 EU 내린다 [원자재 포커스]
시장에선 올겨울에도 천연가스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의 겨울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서다. 미국의 기후관측업체 맥사 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오는 8일까지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등의 평균 기온이 20℃를 웃돌 전망이다. 평년보다 2~3℃ 높은 수준이다.

이례적으로 따뜻한 가을이 계속되면서 겨울철 온화한 기후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확산했다. 유럽 내 천연가스 선물(11월물) 가격은 이날 9% 하락하며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한 주간 15% 이상 내려간 뒤 하락세가 계속된 것이다.

유럽 내 천연가스 재고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유럽 가스 인프라에 따르면 유럽 천연가스 저장고는 이날 기준으로 총저장량의 96%까지 채워졌다.

반면 미국 내에서는 천연가스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전력발전 수요가 감소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미국 에너지 분석업체 에디슨 전력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까지 한 주간 미국의 전력 생산량은 7만 6650GWh(기가와트시)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

미국 내 수력발전 공급량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국 북서부강예보센터(NWRFC)에 따르면 미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등 북서부 지역을 관통하는 콜롬비아강 댈러스 댐의 상수 공급량은 22년 만의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댈러스 댐을 지나는 강물의 양은 지난 30년 평균치의 76%에 그쳤다. 저수량이 줄어들어 수력 발전도 축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댈러스 댐을 비롯한 콜롬비아강의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량은 미국 수력발전의 전력량의 절반을 차지한다. 미국 내 수력발전소의 3분의 1이 이 지역에 밀집해있다. 콜롬비아강이 메마르면서 미 북서부 지역의 화력발전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이 지역에서 생산된 전력의 8%가 천연가스 화력발전을 통해 생산됐다. 지난해 6%보다 2%포인트 상승했다.

미국 내 천연가스 시추 장비는 감소하는 모습이다. 유정 관리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미국 내 천연가스 시추 장비 수는 116개를 기록했다. 전주 대비 2개 감소했다. 2년간 최소치인 113개로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커졌다. 가스 공급업체가 가격 통제를 위해 시추 효율을 조절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