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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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무설탕) 탕후루'면 건강에 괜찮은가요?"

탕후루 인기에 무설탕 탕후루까지 나오고 있다. 탕후루는 과일꼬치에 설탕 녹인 물을 끼얹어 만든 간식인 만큼 "지나친 당 섭취로 유해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대응책으로 무설탕으로 만든 탕후루가 등장한 것.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역시 "몸에는 해롭다"는 지적이다. 시민들의 반응도 이와 다르지 않다. 키워드 분석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지난 3일까지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제로 탕후루' 관련 부정 키워드는 94%로, 구체적으로 '(기존 탕후루보다) 낫지 않다', '좋지 않다', '악영향' 등이 있었다.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탕후루, 제로 탕후루 관련 인기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탕후루, 제로 탕후루 관련 인기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탕후루 신드롬, '국감'까지

탕후루는 주로 딸기, 귤, 포도, 파인애플 등 과일을 꼬치에 꽂은 뒤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묻혀 만든다. 중국에서 대중적인 길거리 음식이 국내에 넘어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탕후루의 인기만큼이나 우려도 적지 않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유명 탕후루 프랜차이즈 '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를 오는 12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고, 청소년 설탕 과소비 문제와 관련해 질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탕후루 등 달콤한 간식이 유행하고 있어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특히 아동·청소년의 비만은 단순히 비만으로 끝나지 않고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몸에 무해한 탕후루, 가능할까

탕후루에 대한 우려로 등장한 무설탕 탕후루는 설탕 코팅 대신 이소말트와 말티톨, 자일로스 등 '당알코올'을 대체 감미료(대체당)로 사용한다. 대체 감미료로 완성된 무설탕 코팅은 일반 탕후루보다 딱딱한 식감이지만, 맛 자체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이다. 가령 주로 활용되는 이소말트의 1g당 열량은 2kcal로 설탕의 절반이다. 설탕보다 단맛이 덜하지만, 고강도 감미료를 섞어 설탕과 같은 단맛을 내는 혼합물을 만들 수 있다.

가격이 일반 탕후루보다 비싸도 무설탕 탕후루를 찾는 사람들은 늘어나고 있다. 서울의 한 대셩 쇼핑센터에서 '무설탕후루', '사탕후루는 제로슈가(무설탕)', '올 제로(ALL ZERO)'라는 문구를 내걸고 탕후루를 판매하는 한 매장은 시중 평균가보다 1.5~2배가량 비싼 가격이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에 4개 지점을 보유한 다른 제로 탕후루 프랜차이즈 전문점의 사정도 비슷하다.

얼마 전 제로 탕후루를 처음 사 먹었다는 직장인 박모 씨(25)는 "어딜 가든 탕후루가게가 많이 보이는데 한번 먹고 꽂혀서 일주일에 3~4번 먹는다"면서도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줄여 나가려 하는데, 그래도 먹고 싶으면 차라리 '제로'를 먹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한 약사 인플루언서는 당 독소 걱정 없는 제로탕후루 만들기' 방법을 공유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는 "(기존 탕후루 설탕 코팅과 같이) 끓인 설탕과 과일의 과당이 만나면 당 독소로 변하고 쉽게 살도 찌고 혈당도 확 오르게 된다"면서도 "(제로 탕후루에 사용되는) 이소말트는 인터넷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다. 물 없이 1분씩 끊어서 전자레인지로 3회 돌리면 쉽게 녹는다"고 설명했다.
지난 주말 저녁 서울 강남 '왕가탕후루'에서 줄 서서 탕후루를 사 먹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지난 주말 저녁 서울 강남 '왕가탕후루'에서 줄 서서 탕후루를 사 먹는 사람들의 모습. /사진=김세린 기자
하지만 제로 탕후루에 사용되는 대체 감미료 내 당알코올은 과다 섭취하면 가스와 복부팽만, 설사 등의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 대체 감미료를 사용했더라도 설탕과 마찬가지로 비만을 유발하는 등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로 탕후루를 포함한 탕후루 섭취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