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사진=허문찬 기자
두산로보틱스 수원공장. 사진=허문찬 기자
올해 공모주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오늘(5일) 상장한 가운데 1호 '따따블(공모가 4배)'주가 될지 주목된다. 일반 청약에서 올 들어 최대 규모의 증거금이 몰리며 흥행 가능성을 높였지만, 고금리 장기 우려 속 하락세를 지속 중인 증시가 변수로 떠올랐다.

이날 오전 9시 4분 현재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2만6000원) 대비 3만4500원(1332.69%) 오른 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과 동시에 161.2% 치솟아 6만7600원까지 고점을 높였지만 오름폭을 축소하고 있다. 이 시각 두산로보틱스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규모가 4조원에 달해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시총을 뛰어 넘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당초 로봇산업 성장 기대감을 업은 로봇주가 증시 테마주로 급부상하자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배로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일반 공모 청약 결과 최종 경쟁률 524.05대 1에 33조1093억원이 모였다. 올 들어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이자 역대 공모주 청약 증거금 규모 9위에 해당한다. 이에 앞서 5일간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선 2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86조원의 자금이 모였다. 공모가는 희망밴드(2만1000~2만6000원) 상단인 2만6000원에 확정했다.

이같은 기대감에 주가 상승폭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월 26일 제도 변경으로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가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게 됐지만, 3개월이 넘도록 아직 '따따블' 공모주는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두산로보틱스가 첫 '따따블'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따따블에 성공하면 주가는 상장 첫날 공모가의 네 배인 10만4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당초 시장에선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상장을 한창 준비하던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로봇주가 대체로 강한 흐름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로봇주와 비교해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단 시각도 있다. 전달 11일 보고서를 내놓은 메리츠증권은 "두산로보틱스의 평가가치에 대해 2026년 1조9000억원(멀티플 67배)로 판단한다"며 적정주가로 2만9000원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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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주는 지난 9월 한 달(9월 1~27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3.57%, 9.41% 하락하는 가운데 선방했다.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이 기간 11.29% 올랐고, 에스피지는 24.58%, 스맥은 55.05% 뛰었다. 포스코와 로봇 개발 협력 소식을 알린 농기계 전문업체 대동은 무려 한 달간 86% 넘게 급등했다.

상장일 시장에 풀리는 물량이 적은 편이란 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첫날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의 24.77% 수준이지만, 수요예측 중 의무보유확약을 건 기관투자자 비중이 60%에 육박해 실제 당일 매도 가능 물량은 18%대에 그친다.

하지만 지난달 말부터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증시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게 변수가 됐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급락은 전날까지 지속됐다. 코스피는 이 기간(6거래일) 6.02% 밀려 2400선마저 붕괴될 위기에 놓였고, 코스닥지수는 8.52% 떨어졌다. 로봇주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같은 기간 11% 넘게 급락해 코스닥지수 하락률보다 낙폭이 컸다. 대표 로봇주로 구성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4.5%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가파르게 상승한 미국의 시장 금리는 10월에도 관련 경계감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9월 증시 조정으로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평균 수준을 상회하는 성장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확대될 수 있기에 변동성 확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