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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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상장한 전자책 업체 밀리의서재
오리지널 IP·웹소설로 성장 추구하지만
경쟁 치열하고 영업 비용 상승 불가피
오리지널 IP·웹소설로 성장 추구하지만
경쟁 치열하고 영업 비용 상승 불가피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27515.1.jpg)
지금까지의 행보는 순조롭다. 2021년 9월 지니뮤직에 인수돼 KT그룹에 편입됐고, 이를 통해 KT 가입자를 밀리의서재 가입자로 끌어오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27일 ‘재수’ 끝에 기업공개(IPO)에 성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95639.1.jpg)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95641.1.jpg)
밀리의서재도 나름의 전략이 있다. 독서 시장이 작아져도 그 가운데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날 수 있다. 또 가격이 낮아지면 수요가 늘어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밀리의서재는 월 9900원에 15만권의 책을 무제한 읽을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 점점 책값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는 상당한 매력 포인트다. 요금제 번들링(묶음 판매)으로 KT 이동통신 가입자를 밀리의서재 가입자로 유치하는 것도 주요 전략이다.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뜨뜻미지근한 독서 열기는 도움이 되기도 한다. 밀리의서재는 매월 이용자가 전자책을 대여해 읽은 횟수만큼 출판사에 비용을 정산해준다. 2022년 상반기 밀리의서재 이용자 1인당 월 대여 횟수는 6.08권, 대여당 원가는 378.66원이었다. 이용자 1인당 전자책 정산원가는 약 2300원이다. 이용자 1인당 월매출이 단순히 월정액 요금인 9900원이라고 가정하면 구독자는 늘되, 책은 많이 안 읽을수록 밀리의서재에 유리하다.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95645.1.jpg)
매출원가는 125억원에서 136억원으로 거의 늘지 않았다. 판매관리비는 308억원에서 280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 결과 2021년 145억원이던 영업손실(적자)이 2022년 42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이런 추세는 계속 이어져 올해 상반기 매출 260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밀리의서재가 독서 인구 감소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극복했다고 확신하긴 이르다. 전자책 대중화 생각보다 더딘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집에서 책을 읽던 ‘코로나 특수’도 사라졌다. 기업 고객 및 제휴 고객 확보는 좋은 전략이지만 미래 성장성에 명쾌한 해답을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밀리의서재는 IPO를 앞두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공개했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와 웹소설 시장 진출이다. 지난 5월 선보인 ‘밀리로드’는 창작 플랫폼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다. 인기를 얻으면 종이책으로도 내준다. 올해 말에는 웹소설 전문 플랫폼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웹소설 안에서도 ‘작가 팬덤이 존재하고 소장 욕구가 강한’ 로맨스 장르를 공략한다는 방안을 세웠다.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95649.1.jpg)
정공법이지만 다른 기업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요즘 어디든 오리지널 IP를 확보하려 안달이다. 창작 플랫폼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웹툰·웹소설 시장 역시 계속 커지고 있는 건 맞지만 경쟁이 치열하다.
그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는 회사가 2008년 전자책 업체로 시작한 리디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내놓고, 이북 리더기도 만들어 파는 등 전자책 사업에 공을 들였지만 더 큰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2018년 웹소설, 2020년엔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금은 전자책보다 웹툰·웹소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독서인구 줄어드는데…밀리의서재는 어떻게 흑자전환했나](https://img.hankyung.com/photo/202310/01.34795652.1.jpg)
밀리의서재는 지금까지 비용을 잘 통제해 흑자를 냈다. 오리지널 IP 확보와 웹소설 진출을 공언한 이상 비용 증가는 불가피해 보인다. 밀리의서재가 IPO를 앞두고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올해 160명, 내년 165명, 2025년 180명 채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구체적인 계획’이라기보다 ‘막연한 계획’일 뿐이지만 현재 150명 수준인 직원 수가 앞으로 계속 늘어나리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전자책뿐 아니라 웹툰·웹소설까지 같이 하는 리디는 현재 직원 수가 500여 명에 이른다.
밀리의서재가 텍스트 기반 콘텐츠로 시장에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IPO까지는 무사히 마쳤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 쉽지 않은 길이다. 어떤 창의적인 전략과 운영으로 활로를 찾을지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