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하루 만에 0.31%포인트 내리며 ‘연 3%대’ 주담대 재판매에 나섰다. 시중은행이 국내외 채권금리 급등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으로 주담대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로 인한 대출 부실화에 대비하기 위해 안정적 수익원인 주담대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케이뱅크, 주담대 최저금리 연3%대로 내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주택 구입자금 목적의 변동금리형 아파트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지난달 25일 연 4.15~6.01%에서 26일 연 3.84~5.84%로 인하했다. 추석 연휴가 지난 뒤인 이날엔 같은 유형의 주담대 금리를 연 3.83~5.81%로 0.01%포인트(최저금리 기준) 추가로 낮췄다.

이달 은행권에서 주담대 최저금리를 연 3%대로 책정한 곳은 케이뱅크가 유일하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기준 연 4.17~6.231%에 형성됐다. 인터넷은행 1위(총자산 기준) 업체인 카카오뱅크의 변동금리형 주담대 금리는 이날 연 4.01~5.755%다. 최저금리가 모두 연 4%를 웃돈다.

케이뱅크의 이번 금리 인하는 이례적이라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기조 장기화 여파로 미국 국채를 비롯한 국내외 채권금리가 빠른 속도로 뛰고 있어 은행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공격적으로 주담대 금리를 낮춘 이유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질 건전성 리스크를 불식하려면 담보대출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금융당국 규제에 따라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 6월 말 24%에서 올 연말까지 32%로 높여야 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인상으로 늘어나는 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