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까지 외국인직접투자(FDI) 신고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차전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결과다. 세계적인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는 가운데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려는 자금이 한국에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1~9월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한 239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3분기까지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도착 금액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0.2% 늘어난 139억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연도별 1~9월 누적 신고액은 △2019년 134억9000만달러 △2020년 128억9000만달러 △2021년 182억1000만달러 △2022년 215억2000만달러였다.

글로벌 투자 불확실성으로 미국과 중국에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이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대미 FDI는 올 상반기 1813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5% 줄었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대중 FDI는 같은 기간 980억달러로 12.8%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늘고 있는 것이다. 산업부는 첨단전략산업 관련 투자가 유입된 것이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투자가 90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했고, 서비스업(금융보험 인수합병)은 138억달러로 9% 늘었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가 포함된 전기·전자(27%)와 화공(61.1%) 부문에서 투자가 급증했다.

유형별로는 공장 및 사업장을 설립해 직접 운영하기 위한 그린필드 투자가 167억9000만달러로 20.4% 증가했다. 인수합병(M&A) 투자는 71억6000만달러로 5.5% 감소했다.

국가별로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40억달러가 유입됐다. 전년 동기 대비 38.1% 늘었다. 중국·홍콩·대만에선 49.9% 증가한 22억3000만달러가 들어왔다. 반면 미국과 일본으로부터의 투자는 각각 27.2%, 10.5% 감소한 51억9000만달러와 9억3000만달러였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