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본환 대표 "로톡, 규제와 싸우는 투사 아냐…법률시장 혁신 집중"
“저희는 규제와 싸우는 ‘투사’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저 사업을 지속하고, 법률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싶었을 뿐입니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 운영사인 로앤컴퍼니의 김본환 대표(사진)는 4일 서울 역삼동 사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달 26일 법무부가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취소하면서 변협이 로톡을 상대로 벌여온 법적 분쟁이 일단락되자 그동안의 소회를 밝힌 것이다.

김 대표는 법무부가 로톡의 손을 들어준 데 대해 “이제 법률 플랫폼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변협이) 변호사를 징계하는 일은 불가능하다”며 “변호사가 플랫폼을 써서 스스로를 알리고, 고객은 변호사를 검색하는 당연한 일이 이제야 자유로워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톡은 지난 9년간 이어진 변협과의 분쟁으로 경영에 큰 타격을 받았다. 김 대표는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싶었지만 로톡에 대한 십자포화를 방어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며 “로톡은 법률시장에서 이적단체 같은 취급을 받았고, 기술 성장과의 시너지도 가로막혔다”고 회고했다.

법률과 기술의 결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엔 인간 변호사와 인공지능(AI) 변호사가 경쟁하는 게 아니라 AI를 쓰는 변호사가 AI를 쓰지 않는 변호사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안에 국내 최초 리걸테크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대표는 “규제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스타트업에 로톡이 희망을 보여주고 싶다”며 “모든 족쇄를 벗은 만큼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데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