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 채권 손실 확대…'닷컴버블 붕괴' 수준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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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 채권 가격의 급락세가 과거 닷컴버블이 붕괴될 당시 증시 폭락 수준에 필적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기조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으며 국채 금리는 급등을 지속하고 있다. 채권 가격이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처럼 은행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 10년 이상 만기 채권의 가격은 2020년 3월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붕괴로 미 주식이 49% 폭락했을 당시의 손실률에 근접했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미 채권의 가격은 같은 기간 53% 떨어지며 역시 금융위기 당시 증시 하락률(57%)에 가까워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5월에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의 현재 가격은 달러당 45센트로, 발행 당시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 금리는 경기 둔화 지표가 발표되며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장중 또 16년 만의 최고치를 썼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4.88%를 넘었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장기 채권 가격은 기준금리 변화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채권 가격은 발행 당시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데,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 해당 채권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이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저금리를 유지할 때 장기 채권의 매력도는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Fed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하며 채권 금리가 급등했고,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기업 BTIG의 글로벌 금리 거래 공동 책임자인 토마스 디 갈로마는 “솔직히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르는 것을 다시 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채권 금리 상승세가)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그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 폭락의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SVB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SVB가 보유했던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며서 미실현 채권손실이 발생했고, SVB가 유동성을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채권을 팔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해 파산으로 이어졌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미 10년 이상 만기 채권의 가격은 2020년 3월 고점 대비 46%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의 붕괴로 미 주식이 49% 폭락했을 당시의 손실률에 근접했다.
만기가 30년 이상인 미 채권의 가격은 같은 기간 53% 떨어지며 역시 금융위기 당시 증시 하락률(57%)에 가까워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20년 5월에 발행된 30년 만기 국채의 현재 가격은 달러당 45센트로, 발행 당시보다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날 미 국채 금리는 경기 둔화 지표가 발표되며 하락세로 마감했지만 장중 또 16년 만의 최고치를 썼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이날 장중 4.88%를 넘었고,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채권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장기 채권 가격은 기준금리 변화에 직접적으로 연동된다. 채권 가격은 발행 당시의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데, 이후 금리가 인상되면 해당 채권의 매력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인플레이션 이전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들이 저금리를 유지할 때 장기 채권의 매력도는 높았다. 그러나 지난해 Fed가 공격적인 통화 긴축을 시작하며 채권 금리가 급등했고, 가격은 하락을 거듭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기업 BTIG의 글로벌 금리 거래 공동 책임자인 토마스 디 갈로마는 “솔직히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 수준까지 오르는 것을 다시 볼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채권 금리 상승세가)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그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 가격 폭락의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SVB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다. SVB가 보유했던 장기 국채 가격이 하락하며서 미실현 채권손실이 발생했고, SVB가 유동성을 위해 손실을 감수하고 채권을 팔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해 파산으로 이어졌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