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종료 직전 통한의 역전패…눈물 삼키며 김수현 걱정
역도 국가대표이자 여자친구 김수현은 같은 날 오후 메달 도전
[아시안게임] 아쉽게 탈락한 가라테 피재윤, '연인' 김수현에 "응원할게"
경기 종료 소리와 함께 발차기 기술을 허용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가라테 국가대표 피재윤(21·대한가라테연맹)은 몇 시간 뒤 경기를 치르는 여자친구 김수현(28·부산시 체육회) 걱정부터 했다.

피재윤은 5일 중국 항저우 린핑 스포츠센터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가라테 구미테 남자 75㎏급 16강에서 이란의 바흐만 아스가리에게 2-4로 패한 뒤 울음을 삼키며 "수현이는 수현이대로, 자신에게 집중을 잘했으면 좋겠다.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피재윤은 매우 아쉽게 졌다.

그는 1-1로 맞선 경기 종료 1초 전 천금 같은 득점으로 2-1로 앞섰지만, 곧바로 발차기 공격을 허용해 2-4로 역전패했다.

바흐만의 기술은 경기 종료 소리와 함께 이뤄졌고, 비디오 판독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됐다.

피재윤은 판정이 이뤄진 뒤 한참 동안 매트를 떠나지 못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며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으로 들어왔고, 한동안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피재윤은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며 "조금 더 집중했다면 이길 수 있는 경기였는데 마지막에 집중하지 못한 것 같다. 2% 모자랐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바흐만이 8강에서 패하면서 피재윤은 패자부활전 진출 기회까지 사라져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피재윤은 이날 오후 경기를 치르는 김수현에 관해 "어제는 각자 훈련에 집중하느라 선수촌에서 약 10분 정도 봤다"라며 "둘 다 컨디션이 좋았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현이는 자신에게 집중을 잘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아쉽게 탈락한 가라테 피재윤, '연인' 김수현에 "응원할게"
피재윤과 역도 여자 76㎏급 국가대표 김수현이 처음 만난 건 2년 전이다.

가라테 국가대표 박희준의 소개로 만났다.

좋은 감정을 이어가던 두 선수는 지난해 가을 연인으로 발전했고, 진천선수촌의 유명한 '공식 커플'이 됐다.

두 선수는 서로에게 연인이자 동료이자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큰 대회마다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불어넣어 줬다.

피재윤과 김수현은 이번 대회에서 동반 메달을 획득하자고 약속했고, 마침 두 선수의 경기가 같은 날에 열려 더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피재윤이 '통한의 패배'를 거두면서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수현은 5일 오후 메달 도전에 나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