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호주, 초당적 판단에 오커스 등 불구 다시 중국과 무역"
"호주, '공급망 탈중국' 8년간 3회 연구…결론은 모두 불가능"
호주 정부가 지난 8년간 공급망의 '탈중국' 가능성을 두고 3개의 개별적인 내부 연구를 진행했으나 결론은 모두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소식통은 3개의 연구 중 2개는 호주 외교통상부(DFAT)와 재무부가 공동으로 각각 2015년과 2020년에 수행했으며, 둘 다 "어떤 시장도 호주 제품 수출국으로서 중국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연구들은 호주가 중국으로부터 성공적으로 무역을 다변화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동남아로의 다변화는 중국을 기반으로 시장을 추가하는 것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첫번째 연구는 토니 애벗 전 총리의 지시로 진행됐다.

애벗 정부는 중국에 대한 경제·무역 의존도를 키우면 중국의 압박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미국의 경고에 따라 해당 연구를 수행했다.

소식통은 "애벗 전 총리는 언제나 중국 공산당의 의도를 의심했다"며 "그는 호주와 중국의 관계를 공포와 탐욕에 기반한 관계로 묘사해왔다"고 말했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상대로 호주산 철광석, 액화천연가스, 농산물을 대규모 사들인다.

두 나라 교역액 규모는 작년 1천950억달러(약 260조원)로, 이는 양국 관계의 기반이자 둘이 완전히 갈라설 수 없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중국과 호주는 2020년 4월 당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후 3년간 얼어붙었다.

중국은 이후 비공식적으로 호주산 석탄, 소고기, 와인, 보리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수입을 금지하는 '경제 보복'에 나섰다.

두번째 연구는 모리슨 정부에서 이뤄졌다.

소식통은 모리슨 정부의 조쉬 프라이덴버그 재무장관이 '탈중국' 관련 두 개의 연구 보고서가 정부의 대중국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보고서들은 호주 관료들 사이에서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탈중국'에 대한 3번째 연구는 지난해 5월 집권한 앤서니 앨버니지 정부에서 진행됐으며 앞선 정부에서 나온 것과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호주 정부 고위층은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고 이해하고 있으며, 3개 정부에서 나온 초당적인 공통된 판단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같은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호주가 지난해 말 중국과 무역을 재개하는 것을 정당화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얼어붙었던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앨버니지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 풀리고 있다.

양국 정상회담이 작년 11월 6년 만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이후 중국은 호주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잇달아 해제하고 있다.

작년 12월 호주 외교장관이 방중한 것을 시작으로 호주와 중국 고위 관리들의 교류가 시작됐고 앨버니지 총리는 연내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SCMP는 3개의 보고서 모두 기밀이며, 복사본을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