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콜드게임 막았던 박세웅, AG 일본전서도 6이닝 무실점 선발승
[아시안게임] 박세웅 "WBC 이어 중요한 역할…제 몫에 큰 점수 주고파"(종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맏형 박세웅(27·롯데 자이언츠)이 국제무대에 강한 심장을 또 한 번 증명했다.

박세웅은 5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의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 1구장에서 일본을 상대로 열린 대회 슈퍼라운드 1차전에 선발 등판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박세웅은 6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만을 내준 채 삼진 9개를 솎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이 6회말 선취점으로 1-0으로 앞서가며 박세웅은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경기가 2-0 승리로 끝나며 박세웅은 이 대회 처음으로 선발승을 챙긴 한국 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1회초 나카가와 히로키에게 볼넷과 도루를 허용하고 기타무라 쇼지에게 좌전 안타를 맞으며 출발은 좋지 못했다.

하지만 1사 1, 3루에서 파울 플라이와 헛스윙 삼진으로 제 손으로 위기를 잠재웠다.

일찍 매를 맞은 박세웅은 영점을 맞춘 듯 그 뒤로 역투를 이어갔다.

2회를 뜬 공 3개로 막았고 3회엔 뜬공 1개에 헛스윙 삼진 2개를 뺏으며 2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 선두타자 기타무라에게 두 번째 안타를 내주긴 했으나 후속 타선을 삼진 2개와 땅볼로 막았다.

박세웅은 5회 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을 내줬고 6회를 루킹 삼진 2개와 땅볼 1개로 산뜻하게 막고 최지민(KIA 타이거즈)에게 공을 넘겼다.

[아시안게임] 박세웅 "WBC 이어 중요한 역할…제 몫에 큰 점수 주고파"(종합)
태극마크를 단 박세웅의 역투는 처음이 아니다.

이번이 4번째 성인 국가대표인 박세웅은 이 대회 전까지 국제무대에서 7경기 1승 1패 12⅔이닝 17탈삼진 평균자책점 1.42를 거뒀다.

특히 '참사'로 기억되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박세웅은 한국 마운드의 자존심을 지켜준 투수였다.

박세웅은 WBC 조별리그에서 일본에 4-13으로 끌려가는 7회 2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후속 타자를 뜬공으로 잡아 한국을 콜드게임 위기에서 구했다.

이어진 체코와의 3차전에선 선발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7-3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박세웅은 "나균안(롯데)과 룸메이트인데 우스갯소리로 'WBC 때도 중요한 상황인 체코전에 나갔는데 왜 나는 중요한 상황에만 나가나'고 말했었다"면서도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라고 뽑아주신 것이고, (오늘)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제 몫을 했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0-4로 패한 2일 대만전의 아픔을 씻어낸 의미도 있다.

당시 박세웅은 5회 등판해 ⅔이닝 안타 1개, 사사구 2개를 주고 2사 만루에서 강판했다.

박세웅은 "경기 후 미팅에서 '맏형으로서 책임지고 내려왔어야 하는데 너무 미안하다'고 선수들에게 말했었다"면서 "저 자신에게 실망했던 부분들을 오늘 경기로 만회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이날 6이닝을 던진 박세웅은 남은 대회 이틀간 더그아웃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박세웅은 "고등학교 때 다음 날 바로 던진 적도 있었기 때문에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상황에 맞게 투구에 임하겠다"고 결의를 드러내며 "더그아웃에서는 어린 선수들에게 힘이 되는 선배가 되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박세웅 "WBC 이어 중요한 역할…제 몫에 큰 점수 주고파"(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