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임상 데이터 서프라이즈' 한올바이오파마, 제2의 유한양행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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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FcRn 신약 후보의 ‘계열 내 최고 의약품’ 가능성에 주가 급등
5개 증권사 동시에 목표가 높여 잡아…하루만에 컨센서스 38%↑ 레이저티닙에 이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 후보물질이 부상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미국의 바이오기업 이뮤노반트에 기술을 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IMVT-1402 이야기입니다.
이 약물은 이뮤노반트가 먼저 개발에 돌입해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바토클리맙(IMVT-1401)의 부작용 문제를 보완한 후속 물질입니다. 아직 초기 임상 단계이지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계열 내 최고 의약품(Best-in-Class)’ 등극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넥스트(Next) 유한양행’이라는 수식어까지 나왔습니다. 3세대 표적항암제인 레이저티닙에 버금갈 만큼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겁니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는 5개 증권사가 전부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했습니다.
특히 당초 계획에 없던 300mg 용량의 다중투여(MAD) 요법의 데이터가 시장에서 주목됐습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면역글로불린G(IgG)의 농도는 경쟁약물과 비슷한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줄이면서, FcRn 항체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알부민 저해에 따른 저밀도(LDL)콜레스테롤 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이 같은 초기 데이터를 발표한 날 뉴욕증시에서 이뮤노반트 주가는 97.04% 폭등했습니다. 장중 상승폭은 100% 이상이었습니다.
바이오섹터를 담당하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는 5명의 애널리스트 모두가 27일 아침에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한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슈가 우리 증시에 반영되기도 전에 보고서를 발간할 만큼 확신이 있었다는 걸로 해석됩니다. 이 결과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주가는 27일 하루만에 기존 3만2667원에서 4만5000원으로 37.75% 상향됐습니다.
우선 가장 주목받은 경쟁력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입니다. 이는 장기간 시장을 확대해 나갈 동력이라고 합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가면역질환은 지속적인 약물 투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바클리토맙은 적응증(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의 진단)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IMVT-1402는 바클리토맙 이상의 IgG 감소 효과가 예상되고 혈중 알부민에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다수의 자가 항체 관련 질환으로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쟁약물 중 알부민 감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건 아제넥스가 개발한 비브가르트뿐입니다. 하지만 이 약물은 IgG 농도가 감소하는 정도가 작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효능이 IMVT-1402와 비슷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얀센의 후보물질은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요.
10초 이내에 투약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인 데 따른 편의성도 IMVT-1402의 경쟁력입니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투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얀센의 후보물질은 정맥주사(IV) 제형입니다. 투약할 때마다 병원에 가야 하죠. 비브가르트의 피하주사제형은 올해 6월 승인됐지만, 투약시간이 1분이 넘어 결국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엄민용 연구원은 “이뮤노반트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 말고는 (파이프라인이) 없는 회사”라며 “이뮤노반드의 가치가 곧 한올바이오파마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뮤노반트가 글로벌 제약사로 인수될 가능성도 점칩니다. 지난 5월에는 블룸버그가 아제넥스의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제넥스의 M&A가 현실화되는 자체도 FcRn 항체 의약품의 가치를 재평가해 이뮤노반트와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를 끌어 올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엄 연구원은 분석합니다.
주식시장에 더해 전문가들까지 환호하지만, 찜찜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닙니다. 과거 한올바이오파마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혼란을 일으킨 전적 때문입니다.
2020년 초 결과가 발표된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HL036에 대한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고도 다른 평가지표의 데이터가 우수하다며 호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한올바이오파마는 HL036에 대한 임상 3상에 다시 도전했지만, 결국 새로운 임상 3상에서도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올해 5월 공시한 바 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항FcRn 신약 후보의 ‘계열 내 최고 의약품’ 가능성에 주가 급등
5개 증권사 동시에 목표가 높여 잡아…하루만에 컨센서스 38%↑ 레이저티닙에 이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 후보물질이 부상했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가 미국의 바이오기업 이뮤노반트에 기술을 이전한 자가면역질환 치료 후보물질 IMVT-1402 이야기입니다.
이 약물은 이뮤노반트가 먼저 개발에 돌입해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이 진행되고 있는 바토클리맙(IMVT-1401)의 부작용 문제를 보완한 후속 물질입니다. 아직 초기 임상 단계이지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을 기대하게 하는 데이터가 나오면서 ‘계열 내 최고 의약품(Best-in-Class)’ 등극 가능성까지 거론됩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넥스트(Next) 유한양행’이라는 수식어까지 나왔습니다. 3세대 표적항암제인 레이저티닙에 버금갈 만큼의 성공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겁니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는 5개 증권사가 전부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했습니다.
IMVT-1402 임상 초기데이터 발표 후 이뮤노반트‧한올 동반 급등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한올바이오파마는 0.29% 오른 3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한가를 기록한 지난달 27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에 장중 큰 변동성이 나타났지만, 아직까지 조정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주가가 크게 들썩인 배경은 신생아Fc수용체(FcRn) 항체 신약 후보물질인 IMVT-1402를 도입한 이뮤노반트가 지난달 26잃(현지시간) 공개한 임상 1상의 초기 데이터입니다.특히 당초 계획에 없던 300mg 용량의 다중투여(MAD) 요법의 데이터가 시장에서 주목됐습니다.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면역글로불린G(IgG)의 농도는 경쟁약물과 비슷한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줄이면서, FcRn 항체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알부민 저해에 따른 저밀도(LDL)콜레스테롤 증가가 거의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이 같은 초기 데이터를 발표한 날 뉴욕증시에서 이뮤노반트 주가는 97.04% 폭등했습니다. 장중 상승폭은 100% 이상이었습니다.
바이오섹터를 담당하는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발빠르게 움직였습니다. 한올바이오파마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내는 5명의 애널리스트 모두가 27일 아침에 목표주가를 대폭 상향한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슈가 우리 증시에 반영되기도 전에 보고서를 발간할 만큼 확신이 있었다는 걸로 해석됩니다. 이 결과 한올바이오파마의 목표주가는 27일 하루만에 기존 3만2667원에서 4만5000원으로 37.75% 상향됐습니다.
“약효‧안전성‧편의성 모두 갖춰…계열 내 최고 의약품 가능성”
주식시장과 애널리스트들이 IMVT-1402의 임상 1상 초기 데이터에 흥분한 배경은 ‘계열 내 최고 의약품’이 될 가능성입니다. 이미 출시됐거나 개발 중인 경쟁 약물들과 각각 비교해 IMVT-1402가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우선 가장 주목받은 경쟁력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입니다. 이는 장기간 시장을 확대해 나갈 동력이라고 합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가면역질환은 지속적인 약물 투약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바클리토맙은 적응증(약물을 처방할 수 있는 의사의 진단) 확대에 한계가 있었다”며 “IMVT-1402는 바클리토맙 이상의 IgG 감소 효과가 예상되고 혈중 알부민에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다수의 자가 항체 관련 질환으로 적응증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쟁약물 중 알부민 감소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건 아제넥스가 개발한 비브가르트뿐입니다. 하지만 이 약물은 IgG 농도가 감소하는 정도가 작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효능이 IMVT-1402와 비슷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는 얀센의 후보물질은 부작용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고요.
10초 이내에 투약할 수 있는 피하주사(SC) 제형인 데 따른 편의성도 IMVT-1402의 경쟁력입니다.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투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얀센의 후보물질은 정맥주사(IV) 제형입니다. 투약할 때마다 병원에 가야 하죠. 비브가르트의 피하주사제형은 올해 6월 승인됐지만, 투약시간이 1분이 넘어 결국 환자가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고 엄민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했습니다.
경쟁사 M&A 현실화되면 주가 상승 모멘텀될까
이뮤노반트와 비교해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 상승세가 빈약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작년 6월과 비교해 이뮤노반트 주가는 12배 이상 상승했지만, 현재 한올바이오파마 주가는 52주 최저가 대비 3배이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입니다.엄민용 연구원은 “이뮤노반트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이전한 신약 후보물질 말고는 (파이프라인이) 없는 회사”라며 “이뮤노반드의 가치가 곧 한올바이오파마의 가치라고 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뮤노반트가 글로벌 제약사로 인수될 가능성도 점칩니다. 지난 5월에는 블룸버그가 아제넥스의 기업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아제넥스의 M&A가 현실화되는 자체도 FcRn 항체 의약품의 가치를 재평가해 이뮤노반트와 한올바이오파마의 주가를 끌어 올릴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엄 연구원은 분석합니다.
주식시장에 더해 전문가들까지 환호하지만, 찜찜한 구석이 없는 건 아닙니다. 과거 한올바이오파마가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혼란을 일으킨 전적 때문입니다.
2020년 초 결과가 발표된 안구건조증 치료 신약 후보물질 HL036에 대한 임상 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 못하고도 다른 평가지표의 데이터가 우수하다며 호도한 바 있습니다. 이후 한올바이오파마는 HL036에 대한 임상 3상에 다시 도전했지만, 결국 새로운 임상 3상에서도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올해 5월 공시한 바 있습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