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美 고금리 장기화되나?…전문가 전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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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5명 마켓이슈 POLL 참여
美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물어보니

장기화 가능성 1명, 모르겠다 2명, 가능성 희박 2명
미국 경기 두고 의견 엇갈려…침체 vs 여전히 탄탄
[마켓PRO]美 고금리 장기화되나?…전문가 전망 엇갈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정책이 기존 예상보다 오래갈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나온 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49%, 4.75% 급락했다.

한경 마켓PRO는 6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 5명에게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에 관해 물어봤다. 이에 금투 전문가 의견이 엇갈렸다.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전문가는 1명,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 전문가는 2명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2명은 아직까진 전망이 힘들다고 말했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는 최근 발표된 지표 하나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 노동부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내고, 8월 미국 민간 기업 구인 건수가 961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880만건)을 뛰어넘는 수치인데다, 지난 4월 1032만건을 찍은 이후 5월(962만건)과 6월(917만건), 7월(892만건)에 차차 감소세를 보이다 다시 반등한 것이다.

여기에 Fed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도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부추겼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제롬 파월 Fed 의장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지역경제 행사에서 추가적인 긴축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이 강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물가 안정이 필수"라며 "Fed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클 바 연준 부의장도 이날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그는 뉴욕에서 열린 경제학포럼에 참석해 "현재 중요한 것은 고금리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여부"라며 "연준이 2% 물가상승률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금의 높은 금리가 시장의 예측보다 길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최근 연 4.8%를 넘어섰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전인 2007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급등한 것이다.

이번 마켓이슈 POLL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정책연구원은 "미국 노동시장의 초과수요와 정치불안이 고금리 장기화에 부채질하고 있다"며 "특히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과열 상태로, 현재 미국 경기는 예상보다 훨씬 탄탄하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 전문가들은 고금리 장기화 부작용과 고용지표 둔화를 예상했다. 증권사의 시황 담당 애널리스트는 "미 Fed가 신경쓰는 슈퍼코어(에너지·식품·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 물가)는 잡혀가고 있다"면서 "Fed 입장에선 고금리 장기화 부작용을 걱정해야 하는데, 현재 체감금리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고용지표가 결국 둔화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자산운용사의 한 펀드매니저는 "미국 내 고금리 장기화로 기업들의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고용지표도 점차 둔화될 것"이라며 "Fed 입장에선 지속 가능한 재정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고금리 장기화로 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관련해 아직 모르겠다고 의견을 낸 전문가들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역설적으로 경기지표가 부진해야 긴축 우려가 완화되는데, 현재 미국 경기를 두고선 침체와 아직 탄탄하단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현 상황에선 앞으로 나올 경제 지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