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연내 만기…'긴축 발작'에 떠는 회사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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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도는 회사채 시장
치솟는 장·단기 조달금리
BBB-급 3년물 금리 年11% 넘어
CP 91일물 금리 7개월만에 최고
비우량 기업들 차환 부담 커져
한진칼·쌍용C&E, 자산 처분
은행채 물량 폭탄도 불안 키워
치솟는 장·단기 조달금리
BBB-급 3년물 금리 年11% 넘어
CP 91일물 금리 7개월만에 최고
비우량 기업들 차환 부담 커져
한진칼·쌍용C&E, 자산 처분
은행채 물량 폭탄도 불안 키워
▶마켓인사이트 10월 5일 오후 4시 2분
대표적인 기업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채권 매수세가 감소한 여파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기관투자가가 금리 불안 등을 이유로 예년보다 빨리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나설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면서 회사채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단기물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기업어음(CP) 91일 만기 금리는 이날 연 4.05%로 마감했다. 지난 2월 24일(연 4.04%)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매파(긴축 선호)’ 기조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의 회사채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10월 6조167억원 △11월 4조2726억원 △12월 1조1998억원 등 총 11조489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3조820억원이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다. 내년 상반기에도 총 41조9077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대기 중이다.
일부 비우량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한진칼은 서울 서소문동 KAL 빌딩과 대지 중 일부를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처분했다. A급 신용도를 갖춘 쌍용C&E는 종속회사인 쌍용레미콘이 임대한 토지를 정선골재그룹 계열인 장원레미콘에 매각했다.
은행채 발행 확대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차입 비중을 늘리고 있어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는 데 비해 은행 차입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며 “은행채 증가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불안 등의 여파로 기관의 북클로징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진 지난해에도 기관은 사실상 11월 말 회사채 시장이 문을 닫았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 등 큰손들이 회사채 투자에 갈수록 소극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단기 조달금리 급등에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단기시장 일일점검 체계를 강화하고 이상징후 시 신속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대표적인 기업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로 금리가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면서 채권 매수세가 감소한 여파다. 여기에 은행채 발행이 급증하고 기관투자가가 금리 불안 등을 이유로 예년보다 빨리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에 나설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면서 회사채 투자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급등에 회사채 차환 부담 ‘쑥’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BBB-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날 연 11.26%에 마감했다. 전날 연 11.281%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한 데 이어 이날도 연 11%대 고금리를 이어갔다. BBB-급 회사채 금리가 연 11%대를 넘어선 건 올해 1월 초 이후 처음이다.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연 4.855%대에 달했다.단기물 금리도 오르고 있다. 기업어음(CP) 91일 만기 금리는 이날 연 4.05%로 마감했다. 지난 2월 24일(연 4.04%)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한·미 금리 동조화 현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미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매파(긴축 선호)’ 기조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업의 회사채 차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10월 6조167억원 △11월 4조2726억원 △12월 1조1998억원 등 총 11조4891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3조820억원이 A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다. 내년 상반기에도 총 41조9077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대기 중이다.
일부 비우량 기업은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토지와 건물 등 유형자산 처분에 나서고 있다. 신용등급이 BBB급인 한진칼은 서울 서소문동 KAL 빌딩과 대지 중 일부를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처분했다. A급 신용도를 갖춘 쌍용C&E는 종속회사인 쌍용레미콘이 임대한 토지를 정선골재그룹 계열인 장원레미콘에 매각했다.
○9월 은행채 순발행 5조원 넘어
하반기 들어 ‘은행채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는 점도 회사채 시장의 불안 요소다. 작년 하반기 출시된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가 돌아오면서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앞다퉈 은행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채 순발행액(발행액-상환액)은 5조800억원에 달했다. 월별 기준 올해 최대치다.은행채 발행 확대 기조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차입 비중을 늘리고 있어서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이 회사채 발행에 소극적인 경향을 보이는 데 비해 은행 차입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며 “은행채 증가세가 진정될 수 있을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불안 등의 여파로 기관의 북클로징이 예년보다 빠른 시기에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불안이 커진 지난해에도 기관은 사실상 11월 말 회사채 시장이 문을 닫았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국민연금, MG새마을금고 등 큰손들이 회사채 투자에 갈수록 소극적인 분위기”라고 말했다.
장·단기 조달금리 급등에 금융당국도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해 단기시장 일일점검 체계를 강화하고 이상징후 시 신속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