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컴파운드 양궁, 결승서 인도에 져 준우승
[아시안게임] 허리 통증·코로나19 이겨내고 은메달…"인도가 더 잘 쐈네요"
"우리도 잘 쐈는데… 인도가 더 잘 쐈네요.

"
한국 남자 컴파운드 양궁 대표팀의 '에이스' 김종호(29·현대제철)는 혀를 내둘렀다.

김종호와 주재훈(31·한국수력원자력), 양재원(26·상무)으로 팀을 꾸린 한국은 5일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인도에 230-235로 져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은 모든 화살을 9점 안쪽에 꽂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인도는 '완벽'했다.

승부처였던 3엔드와 4엔드, 딱 한 발만 9점에 쏘고 나머지는 11발을 모두 10점에 꽂았다.

시상식 뒤 한국 선수들은 다소 분한 듯한 표정으로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 들어왔다.

[아시안게임] 허리 통증·코로나19 이겨내고 은메달…"인도가 더 잘 쐈네요"
김종호는 "(이번 대회가 1년 연기되는 사이) 인도가 세대교체를 했는데,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월드컵에서 갑자기 월등한 기량을 보이면서 쭉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인도가 결승까지 올라오면서 흔들리는 모습을 봐서 해 볼 만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결국 인도가 더 잘 쐈다"고 말했다.

인도는 이번 대회 컴파운드 금메달 '싹쓸이'를 해낼 기세다.

전날 혼성전, 이날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여기에 7일 열리는 남자 개인전 결승은 인도의 '집안싸움'으로 치러진다.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는 한국의 소채원(현대모비스)과 인도 선수가 맞붙는다.

소채원이 인도의 독주를 막을 최후의 보루다.

김종호는 "여자 개인전 결승전에 가서 열심히, 목 터지게 응원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거를 보여드리고 싶다.

세계 최강인 리커브 대표팀처럼 컴파운드 대표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그 금메달 하나로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완전한 몸 상태가 아니었던 점도 아쉽다고 했다.

김종호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 없는 허리 통증 탓에 지난 일주일 동안 진통제 없이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아시안게임] 허리 통증·코로나19 이겨내고 은메달…"인도가 더 잘 쐈네요"
양재원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군인 신분인 양재원은 내년 7월 전역한다.

만약 이날 금메달을 따냈다면 조기 전역할 수 있었다.

양재원은 "다음에는 더 열심히 준비해서 이 은메달 딴 기억을 되살려 금메달을 딸 수 있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호인 국가대표'로 크게 주목받은 주재훈도 은메달이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주재훈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내주셨는데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라면서 "남은 개인전을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주재훈과 양재원은 7일 열리는 남자 개인전 동메달전에서 맞대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