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박보검'도 못 나와…창고에 쌓인 한국영화 '충격' [김소연의 엔터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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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151만명, '1947 보스톤' 73만명, '거미집' 26만명. 지난달 27일 추석 황금연휴를 겨냥해 내놓은 작품들이 휴일이 끝난 지난 3일까지 일주일 동안 동원한 관객 수다. 지난해 추석 흥행작 영화 '공조2:인터내셔날'이 연휴 기간에만 330만명을 동원해 최종 스코어 698만명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수치"라는 말까지 나온다.
'천박사'는 113억원, '1947 보스톤'은 210억원, '거미집'은 96억원의 제작비가 각각 투입됐다. 제작비로만 따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관객수는 각각 240만명, 450만명, 200만명 정도다.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 연휴에 강동원, 하정우, 송강호라는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들이 등장함에도 손익분기점조차 넘기는 작품이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극장가 보릿고개는 장기화되고, 투자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작품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 '창고영화'를 자처하기도 했다. 올여름부터 추석까지 이어진 '대작'들의 흥행 부진에 또 다른 블록버스터급 '창고' 영화들의 개봉 시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20년에는 관객 수 5952만명, 매출액 5104억원으로 4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고, 2021년에도 6053만명, 5845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2019년 관객 수의 70%까지 회복했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지만, 하지만 여전히 한국 영화는 맥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해 창고로 들어간 영화들이 조심스럽게 한두편씩 나오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514만명의 '밀수' 정도다. 설 연휴에 개봉했던 '교섭'과 '유령', 올해 4월 개봉했던 '드림', 여름 개봉작 '비공식작전', '더 문', '보호자' 등도 손익분기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제는 아직도 촬영을 마치고도 '후반작업'을 이유로 개봉일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작품이 여럿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박보검, 수지, 탕웨이 등이 출연하고 '만추'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원더랜드'다. '원더랜드'는 박보검이 2020년 8월 입대에 앞서 촬영을 완료한 작품.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2020년 칸 영화제 초청,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행복의 나라로' 역시 아직 개봉일이 '미정'인 작품이다.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임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는 교도소 복역 중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아 일탈을 감행하는 죄수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관객들에게는 공개되지 못했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주연에 흥행 메이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2' 역시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주연의 '서울의 봄', 송중기, 이희준이 출연하는 '보고타' 등도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있던 지난 3년 동안 창고에 쌓인 한국 영화 작품은 약 100편 정도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된 2022년에 이 중 10여개 작품이 스크린에 걸렸을 뿐 여전히 90여개 작품이 언제 극장에 걸릴지 개봉일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작품 대부분은 50억원에서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창고 영화가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내년 촬영을 목표로 제작비 300억원 수준의 블록버스터 작품은 2편 정도만 언급되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녹록지 않다. 이미 극장 가격 인상으로 인한 관객 저항이 높아진 상태고,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 플랫폼으로 많은 수요가 이동했다. 여기에 임대료, 인건비 등의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영화 산업 전체가 위기라고 진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천박사'는 113억원, '1947 보스톤'은 210억원, '거미집'은 96억원의 제작비가 각각 투입됐다. 제작비로만 따진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관객수는 각각 240만명, 450만명, 200만명 정도다.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 연휴에 강동원, 하정우, 송강호라는 대한민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들이 등장함에도 손익분기점조차 넘기는 작품이 나오지 못했다는 점에서 극장가 보릿고개는 장기화되고, 투자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작품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더 많은 관객을 동원하기 위해 '창고영화'를 자처하기도 했다. 올여름부터 추석까지 이어진 '대작'들의 흥행 부진에 또 다른 블록버스터급 '창고' 영화들의 개봉 시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최민식도, 박보검도 예외 없다…촬영 끝낸 영화들
코로나19 창궐 직전인 2019년은 '버블' 우려가 나왔을 정도로 한국 영화 황금기였다. 1626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관객 수를 기록한 '극한직업'을 비롯해 칸 영화제를 시작으로 아카데미까지 접수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까지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 2019년 극장 총 관객 수와 매출액은 각각 2억2668만명, 1조9140억원이었다.하지만 코로나19를 거치면서 2020년에는 관객 수 5952만명, 매출액 5104억원으로 4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고, 2021년에도 6053만명, 5845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2019년 관객 수의 70%까지 회복했다는 집계가 나오고 있지만, 하지만 여전히 한국 영화는 맥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를 피해 창고로 들어간 영화들이 조심스럽게 한두편씩 나오고 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긴 작품은 누적 관객 수 514만명의 '밀수' 정도다. 설 연휴에 개봉했던 '교섭'과 '유령', 올해 4월 개봉했던 '드림', 여름 개봉작 '비공식작전', '더 문', '보호자' 등도 손익분기점의 벽을 넘지 못했다.
문제는 아직도 촬영을 마치고도 '후반작업'을 이유로 개봉일이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은 작품이 여럿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작품이 박보검, 수지, 탕웨이 등이 출연하고 '만추' 김태용 감독이 연출한 '원더랜드'다. '원더랜드'는 박보검이 2020년 8월 입대에 앞서 촬영을 완료한 작품.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2020년 칸 영화제 초청,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행복의 나라로' 역시 아직 개봉일이 '미정'인 작품이다. '그때 그 사람들', '하녀', '돈의 맛' 임상수 감독이 연출하고 최민식, 박해일 주연의 '행복의 나라로'는 교도소 복역 중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인생의 마지막 행복을 찾아 일탈을 감행하는 죄수의 이야기를 담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관객들에게는 공개되지 못했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주연에 흥행 메이커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2' 역시 개봉 시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 외에도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주연의 '서울의 봄', 송중기, 이희준이 출연하는 '보고타' 등도 마찬가지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있던 지난 3년 동안 창고에 쌓인 한국 영화 작품은 약 100편 정도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된 2022년에 이 중 10여개 작품이 스크린에 걸렸을 뿐 여전히 90여개 작품이 언제 극장에 걸릴지 개봉일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작품 대부분은 50억원에서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점에서 창고 영화가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면서 사업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내년 촬영을 목표로 제작비 300억원 수준의 블록버스터 작품은 2편 정도만 언급되고 있다"며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귀띔했다.
시장에 대한 전망도 녹록지 않다. 이미 극장 가격 인상으로 인한 관객 저항이 높아진 상태고, 넷플릭스 등 다양한 OTT 플랫폼으로 많은 수요가 이동했다. 여기에 임대료, 인건비 등의 상승까지 이어지면서 영화 산업 전체가 위기라고 진단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