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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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가 향후 몇년 간 둔화세에도 불구하고 '연착륙'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5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연설에서 "5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약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올해 세계 경제가 보여준 놀라운 회복력으로 인해 향후 몇 분기 동안 경기 침체의 우려를 낮추고 연착륙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9일부터 15일까지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앞두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미국 경제의 강력한 모멘텀을 강조하고, 인도 역시 전망이 밝은 곳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 국가들이 '느리고 고르지 않은 회복'을 보이고 있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그는 "경제 전망이 여전히 국가별로 매우 분열돼 있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미국만이 생산량 수준이 팬데믹 이전으로 정상화한 유일한 주요 경제국"이라고 지적했다. IMF는 202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손실된 경제 생산량이 총 3조7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또 "각국 통화정책 입안자들은 물가를 낮추면서도 금융 안정성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경계를 늦출 수가 없었다"면서도 "올해 상반기는 예상보다 강한 서비스 수요를 보임과 동시에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가시적인 진전을 거뒀기 때문에 놀라운 회복력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이 아직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각국 중앙은행들은 조급한 정책 완화를 피해야 한다"며 "적어도 2025년까지는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연착륙 발언은 IMF가 올해 4월만 해도 비관적인 경제 전망을 내놨던 것과 대조적이다. 당시 IMF는 "지속적으로 끈적한 고물가로 인해 금리가 더 오래 상승하고 금융권 스트레스가 악화하면 세계 경제가 경착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IMF의 경착륙 견해는 점차 완화했고, 지난 7월 피에르 올리비에 구르니차스 IMF 수석 경제학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세계 경제의 붕괴 위험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