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두 달 연속 줄어들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함에 따른 환율 방어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도 두 달 만에 다시 9위로 밀려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3년 9월 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41억 2천만 달러로 지난달 말(4183억 달러)보다 41억 8000만 달러 줄어들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 감소 효과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106.23으로 직전월(103.16)과 비교해 3.0% 올랐다. 이에 유로화는 미 달러 대비 3.3% 절하됐고, 파운드화는 4.5%, 엔화는 2.0% 가치가 떨어졌다. 호주 달러화도 1.3% 절하됐다.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를 실시한 것도 외환보유액 감소에 영향을 줬다. 앞서 4월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 올해까지 35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외환스왑 거래를 실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를 위해 시장에서 달러를 끌어 모으면 원·달러 환율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국채 및 정부 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3725억 9천만 달러로 전월에 비해 64억 4천만 달러 늘었다. 예치금은 25억 6천만 달러 증가한 174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48억 달러로 전월에 비해 3억 6천만 달러 줄었고,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 권리인 IMF포지션은 45억4천만 만 달러로 6000만 달러 줄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8월 말 기준 4183억 달러로 9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6월 홍콩을 제치고 10개월 만에 8위를 탈환했지만 2개월 만에 다시 홍콩에 순위가 밀렸다.

중국이 442억 달러 줄어든 3조 1601억 달러로 1위를 유지했고, 일본(25억 달러)과 스위스(187억 달러), 인도(76억 달러), 러시아(83억 달러), 대만(10억 달러), 홍콩(33억 달러), 브라질(13억 달러)도 외환 보유액이 감소했다.


김채영기자 chae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