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유가 랠리에도 무너진 조선주…카타르 LNG선 반전 계기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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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현대重‧삼성重 20%, 한화오션 38% 하락
점유율 하락 놓고…“중국의 기술 추격” vs “한국이 선별수주”
카타르‧현대重, LNG운반선 17척 건조 계약 초읽기 조선사들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동안에도 조정이 이뤄졌다. 업종 차원에서는 실적 회복은 확실시되고 선박 발주 시장의 강세도 이어지지만, 수주 점유율이 뒷걸음질친다는 게 그나마 눈에 띄는 악재다.
증권가에선 조선사들 주가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수주 점유율이 낮아진 배경이 수익성을 챙기기 시작한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이며, 선박 발주 시장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더불어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차 발주도 시작된다.
지난 7월 중순께부터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순으로 조정이 시작됐다. 현재 주가를 7월 종가와 비교하면 두달 남짓동안 HD현대중공업은 20.04%, 한화오션은 38.40%, 삼성중공업은 20.38%가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랠리 중에 조선사 주가의 조정이 나타났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조선사 주가 흐름은 경기를 반영하는 국제유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타낼 때가 많았다. 이번 국제유가 랠리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에서 비롯됐기에 경기와 관련이 없다고 해도, 국제유가가 오르면 해저유전 개발에 필요한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나 조선사들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업종 측면에서 눈에 띄는 악재도 없었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가 조정의 배경은 선박 발주 시장에서 중국의 수주 점유율이 높아진 점과 7월까지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익실현 수요의 증가 정도다.
조선주 조정이 한달째 이어진 시점인 지난달 초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달 간 투자자들은 조선 및 기계 업종 내 악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올해 들어 지속된 주가 강세로 차익실현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 점유율 확대가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업종의 경쟁력을 잠식할 가능성으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한국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부진했다”며 “전통 연료를 비롯해 메탄올DF 등 친환경선 신조 또한 중국 야드 위주로 발주되는 모습에 (조선주의) 이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 조선사들은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에서 24.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작년의 35.2%와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축소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46.7%에서 59.7%로 확대됐다.
아직까지 선박 발주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9월 신조선가지수는 전월 대비 1.82포인트 상승한 175.38이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 월간 단위로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대규모 인도가 이뤄지는 컨테이너선 발주도 끊어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 프랑스 CMA-CGM이 92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해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고, 일본의 컨테이너선사들이 합병해 탄생한 ONE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상 운임 급락과 대규모 선박 공급에도 컨테이너선 발주가 지속되고 있다”며 “연초 시장이 우려했던 침체의 조짐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도 예정돼 있다.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카타르의 LNG운반선 2차 발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미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카타르에너지와 HD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공식 계약만 남은 단계로 보고 있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초창기에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도 LNG운반선 건조슬롯을 예약하고 1차 발주에서 각각 19척과 18척의 건조를 맡겼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조선업종 주가는 경기 수요의 신규수주가 견인해왔다”면서도 “(올해는) 충분한 수주잔고 확보에 따른 공급 제한이 신조선가 상승을 일으켰고, 선가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카타르 LNG운반선 2차 계약 규모 확대에 대한 언급들이 나온다”며 “조선사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사이클이 길어져 경기에 대한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
7월 이후 현대重‧삼성重 20%, 한화오션 38% 하락
점유율 하락 놓고…“중국의 기술 추격” vs “한국이 선별수주”
카타르‧현대重, LNG운반선 17척 건조 계약 초읽기 조선사들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동안에도 조정이 이뤄졌다. 업종 차원에서는 실적 회복은 확실시되고 선박 발주 시장의 강세도 이어지지만, 수주 점유율이 뒷걸음질친다는 게 그나마 눈에 띄는 악재다.
증권가에선 조선사들 주가 회복을 점치는 목소리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수주 점유율이 낮아진 배경이 수익성을 챙기기 시작한 조선사들의 선별 수주이며, 선박 발주 시장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어서다. 더불어 카타르의 대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차 발주도 시작된다.
7월 이후 최대 37% 하락한 배경은…차익실현? 중국 추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HD현대중공업은 0.27% 내린 11만1700원에, 한화오션은 1.54% 하락한 2만8800원에, 삼성중공업은 1.24% 빠진 7190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반등을 보였지만, 조선사 주가는 여전히 약한 모습이었다.지난 7월 중순께부터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순으로 조정이 시작됐다. 현재 주가를 7월 종가와 비교하면 두달 남짓동안 HD현대중공업은 20.04%, 한화오션은 38.40%, 삼성중공업은 20.38%가 하락했다.
특히 국제유가의 상승랠리 중에 조선사 주가의 조정이 나타났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경기민감주로 분류되는 조선사 주가 흐름은 경기를 반영하는 국제유가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타낼 때가 많았다. 이번 국제유가 랠리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에서 비롯됐기에 경기와 관련이 없다고 해도, 국제유가가 오르면 해저유전 개발에 필요한 해양플랜트 수요가 늘어나 조선사들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업종 측면에서 눈에 띄는 악재도 없었다. 전문가들이 꼽은 주가 조정의 배경은 선박 발주 시장에서 중국의 수주 점유율이 높아진 점과 7월까지의 가파른 상승으로 차익실현 수요의 증가 정도다.
조선주 조정이 한달째 이어진 시점인 지난달 초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달 간 투자자들은 조선 및 기계 업종 내 악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며 “올해 들어 지속된 주가 강세로 차익실현 수요가 존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조선사들의 수주 점유율 확대가 장기적으로 한국 조선업종의 경쟁력을 잠식할 가능성으로 해석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이후 한국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부진했다”며 “전통 연료를 비롯해 메탄올DF 등 친환경선 신조 또한 중국 야드 위주로 발주되는 모습에 (조선주의) 이익 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9월까지 한국 조선사들은 글로벌 선박 발주 시장에서 24.6%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작년의 35.2%와 비교해 10%포인트(p) 이상 축소됐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은 46.7%에서 59.7%로 확대됐다.
“수익성 따진 선별 수주로 점유율 하락…업종의 경기 영향↓”
반면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 부진이 우려할 만한 악재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조선업계의 시장 점유율 하락은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조선사들이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일감이 부족해 도크를 놀려야 할 때는 저가 수주도 불사했지만, 2~3년치 일감을 쌓아둔 지금은 마진이 작은 선박 수주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아직까지 선박 발주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9월 신조선가지수는 전월 대비 1.82포인트 상승한 175.38이었다. 이 지수는 올해 들어 월간 단위로 한 번도 하락하지 않았다.
대규모 인도가 이뤄지는 컨테이너선 발주도 끊어지지 않았다. 지난달 말 프랑스 CMA-CGM이 9200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8척을 발주해 중국 조선소가 수주했고, 일본의 컨테이너선사들이 합병해 탄생한 ONE도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발주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상 운임 급락과 대규모 선박 공급에도 컨테이너선 발주가 지속되고 있다”며 “연초 시장이 우려했던 침체의 조짐은 발생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사들의 대규모 수주도 예정돼 있다. 대규모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카타르의 LNG운반선 2차 발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미 추석연휴 직전인 지난달 27일 카타르에너지와 HD현대중공업은 LNG운반선 17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위한 합의각서를 체결했다. 조선업계에서는 공식 계약만 남은 단계로 보고 있다. 카타르는 천연가스 개발 프로젝트 초창기에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에도 LNG운반선 건조슬롯을 예약하고 1차 발주에서 각각 19척과 18척의 건조를 맡겼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통적으로 조선업종 주가는 경기 수요의 신규수주가 견인해왔다”면서도 “(올해는) 충분한 수주잔고 확보에 따른 공급 제한이 신조선가 상승을 일으켰고, 선가가 주가를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카타르 LNG운반선 2차 계약 규모 확대에 대한 언급들이 나온다”며 “조선사 입장에서는 돈을 버는 사이클이 길어져 경기에 대한 영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