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인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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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CHO Insight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MERCER와 함께하는 'HR 스토리'
"사람은 많은데 쓸만한 사람이 없다."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업이 앞다퉈 급여를 인상한 가운데 큰 폭의 임금인상을 실시한 어느 인사 임원의 고민이다. 게임업계를 시작으로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큰 폭의 연봉인상을 단행하자, 다른 업계에서도 구성원 지키기에 나서면서 산업계 전반에 역대급 급여인상 릴레이가 이어졌다. 인재 확보·유지를 위한 필연적 투자였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의문이다. 높은 보상전략이 구성원 업무몰입과 성과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었는지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도리어 쓸만한 사람은 없다는 ‘인재 패러독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을 업무에 몰입시킬 수 있을까?’는 HR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자발적 업무몰입이라는 키워드 아래 급여인상 외에도 재택근무, 워케이션, 주4일제 등 다양한 업무환경 변화를 시도하지만 변화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일과 직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머서에서는 이를 3단계 모델로 정의한다.
첫 번째는 ‘직원소진(Employee Exhausted)’ 단계다. 일이 삶의 전부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던 시절이다. 7080세대 직장인의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직장 생활에서 충성심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때로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여 일에 매진한다. 승진과 보상을 일의 동기부여 원천으로 삼는 편이다.
두 번째,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 단계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조직 내에서 정해진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되 삶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혜택을 중요하게 여긴다.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안정적인 보상을 받는데 만족하지 않고, 일에 자발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환경과 직원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세 번째는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단계다. 일을 삶의 전부가 아닌,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인식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주체성이 강조되면서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도 본인이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 업무 경험을 곧 자신의 인생 경험으로 인식하여 직장 내에서도 일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채로운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한다.
오늘날 일과 구성원의 관계는 직원몰입에서 직원경험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넘어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추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워라블은 일과 삶의 경계를 없앤 통합된 모습을 일컫는 신조어로, 일과 삶을 대립 관계가 아닌 상생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로 본다.
HR 운영방식 역시 직원경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직 주도의 HR에서 구성원 중심의 HR로 전환이 요구된다. 구성원을 통솔하는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기존의 HR은 일관된 기준을 수립하여 공통의 체계 안에서 인재를 관리·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구성원에게 일정한 경력 비전을 제시하고 정기적 성과평가와 함께 특정 기준의 충족 여부에 따라 경력성장을 결정하는 등 조직 주도로 인재를 관리했다. 구성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에 적합한 HR운영 모델이지만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워라블을 중시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파트너’로서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강화하는 형태의 HR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차원에서는 최소한의 가이드를 제공하되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설계하고 다양한 경험을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업무에 몰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조직에서 경험하는 HR 제도와 환경을 구성원 스스로가 디자인하게 하는 것이다.
경력성장을 예로 들면, 회사가 제시하는 일률적인 경력 비전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가 조직 안에서 성장의 방향과 기회를 찾도록 한다. 조직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업무 경험, 지식, 기술, 자격 등)을 구체적이고 제시하면 구성원은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 및 희망하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을 비교해 가며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보완한다.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본인이 갖추고 있는 역량에 적합한 포지션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탤런트 마켓플레이스(Talent Marketplace) 플랫폼 운영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보상의 개인별 맞춤화 역시 직원경험 시대에 부합하는 전략이다. 모든 구성원에게 획일적 보상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사이클 또는 선호에 따라서 보상 패키지를 차별화하는 것이다. 개인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중심으로 수령할 수도, 비금전적 복리후생 수혜 범위를 넓히거나, 필요한 복리후생만 맞춤화하여 적용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동일한 인건비 내에서 구성원의 보상 효용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지속적으로 업무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성과관리 방식도 중요하다.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업무 성취감을 보다 자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연 단위 평가 방식보다는 짧은 주기로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수시로 코칭·피드백하는 성과평가 방식이 적합하다. 개개인 업무의 중요한 순간마다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하여 적절한 업무 경험이 제공될 수 있도록 돕는데 핵심이다. 이러한 애자일한 성과관리 방식은 구성원에게 보다 자주 성취감을 느끼게 하여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변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HR은 이러한 일과 구성원의 관계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과거의 관행에 정체된 인사운영은 구성원의 업무몰입을 떨어뜨리고 결국 인적자원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워라밸을 넘어선 워라블의 시대다. 구성원이 일에 보다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변화를 모색해보자.
김승경 MERCER Korea 수석 컨설턴트
최근 몇 년간 많은 기업이 앞다퉈 급여를 인상한 가운데 큰 폭의 임금인상을 실시한 어느 인사 임원의 고민이다. 게임업계를 시작으로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큰 폭의 연봉인상을 단행하자, 다른 업계에서도 구성원 지키기에 나서면서 산업계 전반에 역대급 급여인상 릴레이가 이어졌다. 인재 확보·유지를 위한 필연적 투자였지만 결과적으로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었는지는 의문이다. 높은 보상전략이 구성원 업무몰입과 성과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었는지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도리어 쓸만한 사람은 없다는 ‘인재 패러독스’의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떻게 하면 구성원을 업무에 몰입시킬 수 있을까?’는 HR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다. 자발적 업무몰입이라는 키워드 아래 급여인상 외에도 재택근무, 워케이션, 주4일제 등 다양한 업무환경 변화를 시도하지만 변화의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게 현실이다.
일과 직장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어떤 변화를 거쳐왔을까? 머서에서는 이를 3단계 모델로 정의한다.
첫 번째는 ‘직원소진(Employee Exhausted)’ 단계다. 일이 삶의 전부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던 시절이다. 7080세대 직장인의 모습을 생각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 직장 생활에서 충성심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때로는 자신의 삶을 희생하여 일에 매진한다. 승진과 보상을 일의 동기부여 원천으로 삼는 편이다.
두 번째, ‘직원몰입(Employee Engagement)’ 단계로 넘어오면서 사람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한다. 조직 내에서 정해진 역할과 책임을 충실히 수행하되 삶의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는 상황을 피하려고 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복지 혜택을 중요하게 여긴다. 노동력을 제공한 대가로 안정적인 보상을 받는데 만족하지 않고, 일에 자발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환경과 직원관계를 중요시 여긴다.
세 번째는 ‘직원경험(Employee Experience)’ 단계다. 일을 삶의 전부가 아닌, 삶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로 인식한다.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주체성이 강조되면서 일을 수행하는데 있어서도 본인이 주인공이 되길 기대한다. 업무 경험을 곧 자신의 인생 경험으로 인식하여 직장 내에서도 일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다채로운 경험을 쌓는 것을 선호한다.
오늘날 일과 구성원의 관계는 직원몰입에서 직원경험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넘어 '워라블(Work-Life Blending)'을 추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워라블은 일과 삶의 경계를 없앤 통합된 모습을 일컫는 신조어로, 일과 삶을 대립 관계가 아닌 상생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관계로 본다.
HR 운영방식 역시 직원경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조직 주도의 HR에서 구성원 중심의 HR로 전환이 요구된다. 구성원을 통솔하는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구성원이 조직 안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기존의 HR은 일관된 기준을 수립하여 공통의 체계 안에서 인재를 관리·양성하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구성원에게 일정한 경력 비전을 제시하고 정기적 성과평가와 함께 특정 기준의 충족 여부에 따라 경력성장을 결정하는 등 조직 주도로 인재를 관리했다. 구성원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에 적합한 HR운영 모델이지만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워라블을 중시하는 시대의 흐름에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이제는 ‘파트너’로서 구성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율성을 강화하는 형태의 HR 변화가 필요하다. 조직 차원에서는 최소한의 가이드를 제공하되 구성원 스스로 자신의 경력을 설계하고 다양한 경험을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업무에 몰입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조직에서 경험하는 HR 제도와 환경을 구성원 스스로가 디자인하게 하는 것이다.
경력성장을 예로 들면, 회사가 제시하는 일률적인 경력 비전이 아니라 구성원 스스로가 조직 안에서 성장의 방향과 기회를 찾도록 한다. 조직은 업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업무 경험, 지식, 기술, 자격 등)을 구체적이고 제시하면 구성원은 현재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강점 및 희망하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요건을 비교해 가며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보완한다. 이를 활성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본인이 갖추고 있는 역량에 적합한 포지션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탤런트 마켓플레이스(Talent Marketplace) 플랫폼 운영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보상의 개인별 맞춤화 역시 직원경험 시대에 부합하는 전략이다. 모든 구성원에게 획일적 보상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라이프사이클 또는 선호에 따라서 보상 패키지를 차별화하는 것이다. 개인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중심으로 수령할 수도, 비금전적 복리후생 수혜 범위를 넓히거나, 필요한 복리후생만 맞춤화하여 적용받을 수도 있다. 이러한 방식은 동일한 인건비 내에서 구성원의 보상 효용감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지속적으로 업무몰입을 유도하기 위한 성과관리 방식도 중요하다.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업무 성취감을 보다 자주 느끼게 하기 위해서는, 연 단위 평가 방식보다는 짧은 주기로 업무계획을 수립하고 수시로 코칭·피드백하는 성과평가 방식이 적합하다. 개개인 업무의 중요한 순간마다 적시에 피드백을 제공하여 적절한 업무 경험이 제공될 수 있도록 돕는데 핵심이다. 이러한 애자일한 성과관리 방식은 구성원에게 보다 자주 성취감을 느끼게 하여 업무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변해왔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것이다. HR은 이러한 일과 구성원의 관계 변화에 발맞추어 지속적으로 진화해야 한다. 과거의 관행에 정체된 인사운영은 구성원의 업무몰입을 떨어뜨리고 결국 인적자원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워라밸을 넘어선 워라블의 시대다. 구성원이 일에 보다 자발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변화를 모색해보자.
김승경 MERCER Korea 수석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