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허무하고 서글픈 순간 포착한 '북유럽 문학 거장'
욘 포세는 ‘북유럽 문학의 기수’로 불린다. 북유럽 특유의 철학적이고 허무한, 그러나 반짝이는 순간을 포착해 탁월한 서사로 길어 올리는 작품을 써왔다.

국내에 2019년 출간된 <3부작>은 ‘잠 못 드는 사람들’과 ‘올라브의 꿈’ ‘해질 무렵’ 등 세 편의 중편 연작을 한 권으로 묶었다. 세상에 머물 자리가 없는 연인과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한 아이의 이야기다. 포세는 가난하고 비루한 그들의 삶과 죽음을 통해 소박하고 거룩한 사랑, 달콤씁쓸한 희망과 좌절, 사라지는 것들과 영원히 이어질 것들을 그 특유의 문장에 담아 아름답고 서글프게, 신비롭고도 짜릿하게 그려냈다.
[책마을] 허무하고 서글픈 순간 포착한 '북유럽 문학 거장'
초기작 <보트하우스>도 눈길을 끈다. 작중 화자의 불안감을 드러내며 시작하는 도입부는 많은 현대 노르웨이 작가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유명하다. 곧 국내 출간될 <멜랑콜리아 1-2>는 실존했던 노르웨이 출신 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의 비극적 일생을 소설로 풀어낸 작품이다.
[책마을] 허무하고 서글픈 순간 포착한 '북유럽 문학 거장'
포세의 희곡은 국내 연극 무대에도 올랐다. ‘가을날의 꿈’(송선호 연출·2006), ‘겨울’(김영환 연출·2006), ‘이름’(윤광진 연출·2007), ‘기타맨’(박정희 연출·2010), ‘어느 여름날’(윤혜진 연출·2013) 등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