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새 시장…글로벌 '위성 대장'들이 韓 스타트업 반기는 이유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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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기술은 우주 산업도 바꾸고 있습니다. 저화질에 비쌌던 위성 영상 데이터가 AI를 만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술은 토종 스타트업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최근엔 이들 업체가 해외의 대형 위성 영상 공급 사업자와 연달아 협력 구도를 짜고 있습니다. 협력을 성사한 국내 스타트업의 '무기'와 이를 받아들인 해외 업체의 속내, 나아가 추가적인 성장을 위해 스타트업들에 주어진 숙제는 무엇일지 한경 긱스(Geeks)가 알아봤습니다.
토종 위성 스타트업이 글로벌 위성 영상 공급 업체들과 합종연횡을 가속화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AI를 이용해 영상 품질을 키우는 곳들이 해외 업체들 인정을 받아 파트너십을 따내고 있다. 데이터 확보가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위성 영상의 특징 때문에, 보완책으로 꼽히는 AI 기반 화질 개선 기술은 더욱 주목받는 추세다. 정부 기관의 매출 의존을 벗어나, 민간 대상으로 자체 판로를 확대하는 것은 이들 스타트업의 과제로 남아있다.
해외 대기업과 위성 영상 같이 판다

SIA는 2018년 설립됐다.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지구 관측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솔루션인 슈퍼엑스는 AI 기반 초해상화 기술을 활용해 만들었다. 원래 사전 학습된 이미지를 기반해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변환하는 기술인데, 게임이나 의료 업계에서 쓰여왔다. SIA는 이를 응용해 위성 영상 내 품질이 낮은 영역을 AI가 스스로 찾아내고 화질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플래닛랩스의 주요 경쟁사인 미 막사테크놀로지스와도 위성 이미지 분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추후엔 블랙스카이, 카펠라스페이스 등 미국의 다른 위성 영상 공급 업체들과도 협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AI가 촉발한 '화질 개선' 전쟁

국내선 이 밖에도 나라스페이스에크놀로지, 메이사플래닛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비슷한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원리는 대부분 비슷하다. 통상 지표 관측 영상은 항공, 드론, 위성을 통해 확보된다. 해상도는 드론이 가장 높지만, 넓은 영역을 촬영할 수 있는 것은 단연 위성이다. 저궤도(300~1500㎞) 위성은 한 번에 100㎢의 영상도 찍을 수 있다. 자연히 화질은 떨어진다. 보완책으로 떠오른 AI는 합성곱 신경망(CNN), GAN(경쟁 네트워크) 등의 기술이 활용되며 해상도 개선을 촉발시켜왔다. 이미지의 특징을 학습하고, 다수 이미지의 추출 정보를 결합할 수 있는 AI는 현재는 용량이 매우 큰 위성 영상에도 적용될 만큼 발전된 상태다. 여기에 객체를 탐지하고 시계열 변화를 알아내는 AI 기술까지 합쳐져 새 서비스가 탄생하는 양상이다.
사업 모델 개발 '책임' 맡은 스타트업들


스타트업들에 주어진 마지막 숙제는 판로 개척이라는 평가다. 민간 기업의 위성 영상 비즈니스 수요를 끌어내는 역할은 기성 해외 업체보다 스타트업이 적극일 수밖에 없다. 최근 우주 산업 중심축을 민간으로 이전하려는 ‘뉴스페이스’ 움직임이 글로벌에서 확산하며, 민간 위성 수가 많아지고 발사 기간이 단축된 점은 호재다. 아직은 스타트업의 주요 고객도 정부와 공공기관이 많지만, 분석할 위성 영상 자체가 다양해지고 있다. 대형사 협력을 레퍼런스 삼고, 초해상화 기술과 맞춤형 AI 분석으로 농업·교통·에너지 등 분야에서 최종 소비자를 설득할 전략을 짜는 업체가 늘고 있다.
김동영 메이사플래닛 대표는 “아직 위성 영상 분석 시장이 민간에서 활발하게 개화돼 있지 않다 보니, 기성 해외 업체는 스타트업에 무료로 위성 영상을 제공하거나 분석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형태의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며 “서로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는 상황으로, 스타트업이 고객 요구에 맞는 비즈니스를 발굴한다면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는 ‘윈윈’ 구조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