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역할 확대로 외교업무 폭증, 정원은 10년째 2천명선 제자리
외교부 실무자급 직원 퇴직 증가세…올들어 24명 의원면직
외교부에서 실무자급 외교관의 조기 퇴직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외교부가 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에게 제출한 '외무공무원 연도별 퇴직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7월까지 3∼6등급 상당 외무공무원 24명이 의원면직했다.

외무공무원 직무 등급상 3∼6등급은 보통 길게는 15년 정도 근무 이력을 지닌 실무자급 인력에 해당한다.

연도별로 보면 외무 3∼6등급 의원면직자 수는 2018년 22명, 2019년 25명, 2020년 12명, 2021년 34명, 2022년 41명으로 2020년을 제외하면 계속해서 늘어났다.

전체 외무공무원 의원면직자 수도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2018년 47명, 2019년 46명, 2020년 34명, 2021년 53명 등을 기록하다 지난해에는 63명으로 뛰었다.

올해도 7월까지 2021년 전체 의원면직자와 비슷한 인원인 총 54명이 외교부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급 직원들의 조기 이탈 요인으로는 장시간 근무 등 높은 노동강도와 이에 대한 보상이 되지 못하는 박봉 등이 꼽힌다.

열악한 험지 근무 환경,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상황 등으로 재외공관 근무가 예전만큼 외교관 생활의 매력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외교인력 이탈 현상은 외교의 기반 역량을 악화시키고, 외교부의 고질적 문제인 인력난을 더욱 가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과 위상이 커지고 이전에 없던 외교 영역들도 등장하면서 외교 업무 부담이 늘어났지만, 외교부 정원은 10여년 전과 다름없는 2천∼2천100여명 선 규모에 머물고 있다.

반면 일본 외무성은 현재 6천600여명인 정원을 2030년 8천여명까지 늘릴 예정이라는 보도가 지난 6월 나오기도 했다.

태영호 의원은 "엄혹한 국제정세 속에서 국익을 지키는 첨병이 외교관"이라며 "미래를 책임질 젊은 외교관의 사직이 증가하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교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세워 현재를 넘어 미래의 국익을 지킬 수 있는 인사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