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의 전설' 황선홍, 이제는 '금메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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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열린 대회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은 2-1로 꺾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전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황 감독의 뛰어난 리더십도 인정받았다.
1988년 1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일본과의 조별리그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하자마자 데뷔골을 넣어 2-0 승리에 앞장선 것을 시작으로 황 감독은 부동의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해왔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유명하다. 황 감독은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선제 결승 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월드컵 출전 사상 첫 승(2-0)에 앞장섰다.

선수로 마지막 팀인 전남 드래곤즈에서 코치 생활을 하던 황 감독은 2007년 12월 부산 아이파크를 맡아 감독으로 데뷔했다. 2010년 11월부터 2015년까지 지휘봉을 잡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지도자로도 성공을 거뒀다. 2012년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감독 생활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3년엔 외국인 선수 없이 정교한 패스 축구로 '스틸타카', '황선대원군' 등의 수식어를 낳으며 K리그1과 FA컵을 모두 제패해 감독 생활 최고의 시즌을 만들었다.
이후 공백기를 겪다 2020년에는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한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의 초대 사령탑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승격이 시급했던 팀이 시즌 중반 이후에도 중위권에 머물자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사실상 경질됐다.

자신의 리더십을 스스로 시험대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금메달 획득까지는 가시밭길이 이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안게임 1년 연기됐고, 지난해 6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서 일본과의 8강전에서 0-3 완패를 당하며 탈락해 비판받았다.
이번 대회 직전엔 파리 올림픽 예선도 막을 올리면서 비슷하지만 다른 연령대의 2개 팀을 동시에 운영해야 하는 고생도 있었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금메달 획득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도 적잖은 부담이 됐다. 그래도 황 감독은 '전승 우승'으로 리더십을 증명하며 화려하게 날아올랐다.
선수들의 멘탈 관리도 빛을 발했다. 출국 때의 '파부침주'(破釜沈舟·'밥 지을 솥을 깨고 돌아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말로, 배수진을 치고 결사적으로 싸운다는 의미)나 대회 기간 "최고의 적은 우리 안에 있다"(중국과의 8강전 승리 이후 방심을 경계하며 한 말)며 선수들의 마음을 다잡았다.
황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 결과로 파리 올림픽까지 계약을 지속할지 대한축구협회의 평가를 받을 예정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면서 파리까지 여정도 이어가게 됐다.
이날 일본과의 경기에서 우승한 뒤 황 감독은 "국민들께 기쁨을 드려 기쁘다"며 "오늘 하루는 즐기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