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주담대 2년만 최대폭…주담대 2.8조원 늘어
주요 시중은행의 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약 2년 만에 최대치로 불어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9월 말 주담대 잔액은 517조8588억원으로 전월 말(514조9997억원) 대비 2조8591억원 늘었다. 2021년 10월(3조7989억원) 이후 1년 11개월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10월 들어서도 5일까지 5대 은행에서 주담대는 4245억원 증가했다.

주담대 잔액이 늘어난 것은 주택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매수 심리가 살아나 시장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첫째 주(2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0.08% 상승해 12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금융권에서는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있지만 주택 시장이 회복되면서 당분간 대출 수요가 꺾이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6일 기준 연 4.17~6.274%로 전월 6일(연 4.00~6.31%) 대비 하단 금리가 0.1%포인트 넘게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고정형) 금리도 연 3.79~5.92%에서 연 4.00~6.31%로 상승해 하단 금리가 연 4%대에 진입했다.

주담대 증가세가 전체 가계대출 잔액을 끌어올리면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3294억원으로 8월 말 대비 1조5174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5월 이후 5개월 연속 우상향하고 있다.

은행들은 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시장금리에 자체적으로 덧붙이는 가산금리를 인상해 전체 금리를 높이는 식이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상향 조정하면 은행채 발행 증가 등 여파로 빠르게 오르고 있는 금리가 더 뛰어 차주들의 원리금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통상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은행채 발행액이 늘어나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고 주담대 준거 금리가 되는 은행채 금리는 오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는 지난 9월 4조6800억원 순발행됐다. 10월에도 8일까지 순발행된 물량이 1조9200억원에 이른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8일 연 4.362~4.37%에서 지난 6일 기준 연 4.66~4.683%으로 높아졌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