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기업 '메가 파산' 급증…'경착륙 신호탄?' 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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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자산규모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인 미국 대기업들의 '메가 파산'이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컨설팅 회사 코너스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대기업들의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6건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들의 상반기 기준 평균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1건이었다. 재무사정 악화로 법원을 찾는 기업들이 예년보다 45%가량 늘어난 것이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를 시작으로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옐로우 등 미국 대기업들의 줄파산이 잇따랐다. 이들 기업은 물가상승세와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채권 금리 급등, 정부 지원 감소, 공급망 차질 등 복합적인 이유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전문가들은 기업 줄파산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 축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담당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산한 기업은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이는 근로자를 해고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실직을 초래하는 대기업들의 파산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미국에 강력한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라 연말까지 더 많은 파산 기업들이 나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많이 받은 기업들이 경제가 둔화되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파산연구소(ABI)의 에이미 쿼켄보스 전무 이사는 "일부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초저금리 호재 속에서 연명해왔다"면서 "이런 기업 중 상당수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대출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닉 크래머 S&P글로벌레이팅스 분석가는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로 인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기업 줄파산이 반드시 경제 경착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미국 경기 침체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나타났던 경기 침체보다는 훨씬 덜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컨설팅 회사 코너스톤리서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대기업들의 챕터 11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6건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기업들의 상반기 기준 평균 파산보호 신청 건수는 11건이었다. 재무사정 악화로 법원을 찾는 기업들이 예년보다 45%가량 늘어난 것이다.
올해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를 시작으로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옐로우 등 미국 대기업들의 줄파산이 잇따랐다. 이들 기업은 물가상승세와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채권 금리 급등, 정부 지원 감소, 공급망 차질 등 복합적인 이유로 파산 위기에 내몰렸다. 전문가들은 기업 줄파산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금융기관의 대출 축소로 이어져 미국 경제의 경착륙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담당 부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산한 기업은 비용을 절감해야 하고 이는 근로자를 해고하게 만든다"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규모 실직을 초래하는 대기업들의 파산은 2008년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처럼 미국에 강력한 경기 침체가 닥칠 것이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라 연말까지 더 많은 파산 기업들이 나올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다. 저금리 시기에 대출을 많이 받은 기업들이 경제가 둔화되고 대출 금리가 높아지면서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미파산연구소(ABI)의 에이미 쿼켄보스 전무 이사는 "일부 기업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초저금리 호재 속에서 연명해왔다"면서 "이런 기업 중 상당수는 대출 만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대출을 연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닉 크래머 S&P글로벌레이팅스 분석가는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기업들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차입비용 증가로 인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대기업 줄파산이 반드시 경제 경착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반박도 있다. 스티븐 블리츠 TS롬바드 수석 미국 경제학자는 "미국 경기 침체가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에 나타났던 경기 침체보다는 훨씬 덜 심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