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엔 '우주론적 이진법' 담겨있다"
“한글은 첫소리와 가운뎃소리, 끝소리를 합해 음절을 이루죠. 음절 즉, 다발 하나가 작은 우주이기도 합니다.” 알브레히트 후베 독일 본대학 명예교수(사진)는 한글날인 9일 서울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시민 강좌에서 “한글은 우주론 원리를 따르는 체계적인 문자”라며 이같이 밝혔다.

후베 교수는 50년 한국어 공부 외길을 걸어온 학자다. 그는 한글이 지닌 잠재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후베 교수는 1443년 창제된 훈민정음에 대해 “발음 기관의 모양을 본떠 만들었다는 점에서 과학적인 문자지만, 그보다 훨씬 더 좋은 특징이 많이 있다”고 평가했다.

후베 교수는 한글에 담긴 음양오행 원리 등을 ‘우주론적인 이진법’이라고 언급하며 “세종대왕은 완벽하게 디지털화한, 온 우주가 담겨 있는 문자를 최초로 창조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독일의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라이프니츠가 이진법으로 컴퓨터의 아버지라 불린다면, 그보다 250년 앞선 세종대왕은 컴퓨터의 큰아버지”라고 힘줘 말했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