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 사진=연합뉴스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전격 선언한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부산 해운대갑·3선)은 10일 "출마 선언 뒤 오라는 데(지역구)가 너무 많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열 몇 군데가 넘는 지역에서 오라고 한다. 심지어 민주당 쪽에서도 전·현직 의원들이 '내 지역구에 나오는 거 아니냐'고 연락도 온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하 의원은 "저는 명분, 흥행, 승산 이 세 가지 요소를 고민하고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아직 결론 내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이 아주 변화무쌍한 곳이기 때문에 조금 어떠한 식으로 변화할지도 보고 천천히 정하려고 한다"고 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마포을에 나올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선 "이왕 할 거면 화끈하게 할 것"이라면서도 "특정 지역을 이야기하는 건 제가 조심스러운 게 그 지역에도 당협위원장이 있고 출마하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신다. 내부 경쟁자가 있기 때문에 물밑에서 조정한 뒤 출마 지역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선당후사를 했으니 당에 전략공천을 요구할 수 있지 않으냐'는 진행자의 물음에는 "저는 당에서 경선하라고 그러면 경선할 것"이라며 "꼭 제가 전략공천을 반드시 달라고 당에다가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총선에서 서울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험지인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하 의원은 해운대 지역에서만 내리 3선을 했다.

하 의원은 "우리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저의 정치적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12년 전 우리 당 인재로 영입됐고, 3선의 선배 국회의원께서 내주신 자리에서 초선 활동을 시작했다"며 "이제 제가 똑같은 역할을 하려고 한다. 새 인재에게 길을 터주고 서울에서 도전해 승리하겠다"고 했다.

당에서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방화근린공원에서 거리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혁신 의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난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적절한 시기에 아주 적절한 판단을 내려줬다"고 했다.

원외 인사와 초선 소장파를 중심으로 중진의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제2, 제3의 하태경 같은 우리 당 중진들의 헌신이 충분히 릴레이처럼 이어지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했다. 초선인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어떻게든 총선에서 공천 혁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높아지면 이런 분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봤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