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다 채권단도 "채무 구조조정 계획 당국 요건 충족해야…안 되면 청산"
비구이위안, 디폴트 가능성 언급…"모든 역외채무 못 갚을 전망"
경영난을 겪고 있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10일 홍콩증시 공시를 통해 첫 디폴트(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이날까지 원금 규모 4억7천만 홍콩달러(약 807억8천만원)인 채무와 관련해 상환 기한이 도래한 돈을 갚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표시 채권뿐만 아니라 상환 기한이나 유예 기한이 도래하는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무고문과 법률고문을 선임했으며 회사의 자본구조 및 유동성 상황에 대해 평가하고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제일재경은 이에 대해 비구이위안이 이미 역외채무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에 들어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련된 달러 표시 채권은 15건에 원금 93억 달러(약 12조5천억원) 규모이며, 올해는 주요 달러 표시 채권 가운데 원금 만기는 없고 이자 지급 의무만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비구이위안의 역외채권이 109억6천만 달러(약 14조7천억원) 규모이고 424억 위안(약 7조8천억원) 규모의 비위안화 표시 부채가 있다고 전했다.

앞서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우려는 지난 8월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2천250만달러(약 303억1천만원)를 내지 못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부상한 바 있다.

비구이위안은 유예기간 30일 이내에 이 돈을 갚으며 고비를 넘겼지만, 연이어 다른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 지급일이 도래하며 어려움을 겪어왔다.

비구이위안은 전날 2024년과 2026년 만기인 채권에 대해 이자 6천680만 달러(약 900억1천만원)를 지급해야 하며, 이에 대한 유예 기한은 30일이라는 현지매체 보도가 나온 상태였다.

게다가 오는 17일까지 다른 채권에 대한 이자 1천500만 달러(약 202억1천만원)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전체 역외채권에 대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설상가상으로 당국의 부동산 부양 조치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매자들의 불안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지난달 비구이위안은 주택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0.7% 급감했다.

비구이위안은 자산 처분 등과 관련해 상당한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태라는 입장이다.

한편 2021년 이후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는 다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의 주요 채권단은 전날 성명을 통해 헝다의 역외채무 구조조정 계획이 당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데 대해 놀랐다며 '재앙적 영향'을 불러올 청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채권단은 헝다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관련 공시나 자료 제공이 없는 상태라면서, 구조조정 진척을 위한 해법 모색을 요구했다.

채권단은 "이것이 규제 이슈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결할 유일한 방안"이라면서 "그때까지는 헝다가 이달 30일 법원의 청산 심리에서 청산될 것이라는 게 기본 케이스"라고 말했다.

또 "헝다의 제어되지 않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