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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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무력 충돌을 빚은 상황에서 가짜뉴스가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SNS) 중 X(옛 트위터)에서 다수의 허위 정보가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7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 직후 X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병원에 긴급 이송됐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게시물에는 네타냐후 총리 사진과 함께 병원 이름까지 포함돼 있었고, ‘예루살렘 포스트’라는 이스라엘 현지 언론사 출처도 표시됐다. 조회수가 100만명에 달했던 이 게시물은 가짜뉴스였다.

다음날인 지난 8일 X의 다른 계정에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헬리콥터를 격추하는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는 ‘하마스에 더 많은 힘을’이라는 메시지도 있었다. 이 영상은 수십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퍼져나갔지만, 비디오 게임 ‘아르마3’에서 연출된 장면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8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승인했다는 백악관 문서도 퍼졌다. 이 역시 지난 7월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4억달러를 지원한 문서를 짜깁기한 것이었다.

현지 매체들은 페이스북과 틱톡 등 다른 SNS 계정에도 가짜뉴스가 눈에 띄지만, X에 가장 많이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 가짜뉴스가 대부분 유료 계정인 X의 ‘블루 체크’ 계정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블루체크 마크는 원래 사회적 영향력이 큰 인물이나 기관에 붙여졌다. 이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 뒤 수익 창출을 위해 이를 유료로 판매하면서 정보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머스크가 인수 전 트위터 경영진은 조작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왔다. 머스크는 인수 직후 직원을 절반가량 해고했다. 이 과정에서 허위 정보와 선거에 대응한 팀의 인원도 대폭 감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력이 약해진 것이다. 최근에는 X에서 언론 기사를 링크할 때 기사 제목 등은 빼고 이미지만 올리고 있어 뉴스 조작을 더 쉽게 할 수 있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