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사진=뉴스1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사진=뉴스1
국내 증시가 '중동 전쟁' 불확실성 속 끝내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2400선 턱걸이 마감했고, 코스닥지수는 무려 2.6% 떨어져 8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가 800선을 밑돈 건 약 7개월 만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15포인트(0.26%) 하락한 2402.58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부지런히 사들였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3771억원, 2090억원어치 팔아치운 반면, 기관 홀로 5882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단은 대체로 약세를 기록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1.19%), POSCO홀딩스(-4.09%), LG화학(-0.4%), 포스코퓨처엠(-5.56%) 등 이차전지주가 크게 내렸다. 반면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0.61%)는 하락장 속 강세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반입 규제를 무기한 유예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공장 운영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이다.

코스닥지수는 코스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약세였다. 지수는 이날 하루 2.62% 빠진 795.00을 기록했다. 지수가 종가 기준 800선을 밑돈 건 지난 3월 17일(797.39)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56억원, 188억원어치 사들였지만, 개인이 65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총 상위단도 이차전지 관련주가 유독 부진했다. 에코프로(-6.32%)는 이날 6% 넘게 하락해 종가 기준 6월 30일(75만4000원) 이후 약 3개월 만에 80만원 밑에서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5.31%)도 5% 이상 하락했고, 포스코DX(-4.77%), 엘앤에프(-3.9%) 등도 약세를 보였다. JYP엔터(-4%), 에스엠(-6.67%) 등 엔터주도 크게 내렸다.

이날 양대 지수는 전반적으로 변동성을 키웠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 리스크를 딛고 상승하는 듯했다. 코스피는 2448.24까지 치솟으며 2450선에 다가섰고, 코스닥지수는 820선을 웃돌았지만, 결국 분쟁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하고 모두 하락전환한 뒤 낙폭을 키웠다.

국제적 지정학적 위기에도 한화시스템(6.83%), LIG넥스원(6.38%), 한국항공우주(4.07%) 등 방산주는 강세였다. 에너지 업종도 수혜를 입었다. 불확실한 중동 정세 속 국제유가가 4% 급등하면서다. 반면 유가 상승은 도리어 항공주엔 악재가 됐다. 통상 유가 상승은 항공사의 유류비를 높여 실적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에어부산(-4.61%), 티웨이항공(-4.02%), 진에어(-4.33%), 제주항공(-4.67%), 대한항공(-2.61%) 등은 모두 하락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상승폭 줄이며 보합권 등락을 반복했고, 코스닥은 변동성을 재차 확대했다"며 "코스닥은 위축된 거래대금 속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이차전지, 엔터주 전반의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4원 내린 1349.5원에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간 전쟁 리스크에도 끝내 상승 마감했다. 중동정세 불안 속 유가가 급등한 에너지 중심의 랠리가 강보합을 뒷받침했다. 미 중앙은행(Fed) 당국자들의 비둘기적 발언도 지수 상승에 영향을 줬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59%, S&P500지수는 0.63%, 나스닥지수는 0.39% 각각 올랐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