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전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장에 갇혀 살아온 반달가슴곰 '주영이'의 모습.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구조 전 웅담 채취용 사육곰 농장에 갇혀 살아온 반달가슴곰 '주영이'의 모습.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제공
강원 화천군에서 웅담(곰 쓸개) 채취용으로 사육하던 2013년생 암컷 반달가슴곰 한 마리가 구조됐다.

10일 동물보호단체 '곰 보금자리 프로젝트'와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화천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사육곰 농장이 폐쇄되면서 전국 사육곰 농장도 총 18개로 감소했다.

농가 소유주는 환경부에서 공영 보호시설(생츄어리)을 짓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지막 남은 사육곰은 도축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고, 이들 단체와 원만한 협의 과정을 거치는 등 구조에 협조했다.

이번 구조로 새 삶을 찾게 된 곰은 군 내 동물단체 자체 보호시설로 이동된다. 이번 구조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사육곰 구조 비용과 구조 후 보호 비용까지 모두 부담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자의 이름을 따서 이름도 '주영이'라고 지었다.

앞서 두 단체는 2021년부터 화천에서 17마리의 사육곰을 구조해 자체 보호시설에서 보호 중이다. 단체는 곰들에게 과일, 채소 등을 제공하고 적응 훈련을 거쳐 흙과 바위, 나무, 인공 연못이 조성된 방사장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981년 농가 소득 증대를 목적으로 시작한 사육곰 산업은 웅담 채취를 위해 사육곰이 10살이 되면 도축을 허용한다.

최인수 카라 활동가는 "이번 구조로 군에서 사육곰이 완전히 사라진 점은 의미가 크지만, 아직 전국에는 300마리에 가까운 곰들이 웅담 채취를 목적으로 사육되고 있다"며 "지난해 정부와 사육곰 농가, 동물단체가 모여 사육곰 산업을 끝내고 남아있는 사육곰을 보호하기로 협약했으며 이에 발맞춰 국회와 환경부에서 관련법과 보호시설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