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꼭 입어보고 싶어" 청와대·경복궁에 모여드는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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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경복궁·청와대' 3대 외국인 필수 코스 돼
"한국에서 와서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한복 체험이에요."
11일 오전 9시에 찾은 경복궁 일대와 삼청동 곳곳에선 불가리아에서 온 데니(25)씨처럼 댕기까지 '풀 착장' 한 외국인을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부터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던 경복궁 일대가 사람들로 가득차고 있다. 하늘길이 열린 후 K 문화에 힘입어 외국인은 물론이고, 가을철 고궁과 청와대를 찾는 학생들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 관광객까지 몰려들면서다.한복 입고 경복궁·청와대까지…
이틀 전 한국에 왔다는 대만 관광객 리나(41)씨가 입은 노란 금박이 치마는 100m 전방에서
도 눈에 띄었다. 그는 "디자인과 색깔이 다양해 고르는 데 힘이 들었다"며 "경복궁과 삼청동을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삼청동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이다슬(29)씨는 "성수기인 가을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늘어나 호황을 맞고 있다"며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은 3:7로 외국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경복궁 인근 한 네 컷 사진 스튜디오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러한 한복의 인기를 나타내듯, 인스타그램에는 'hanbok'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이 115만 건에 달했다.
서울시 관광협회 소속 관광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40대 이모씨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세 가지가 한복, 경복궁, 청와대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청와대 개방 이후 한복, 경복궁, 청와대가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청와대를 찾는 내국인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늘고 있다. 청와대를 다녀간 외국인 비중은 지난 4월까지 1년간 1.7%였는데, 월별로 놓고 보면 지난 3월 4.4%를 기록한 후 4월 4.8%로 늘어나는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실제 이날 찾은 청와대에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 사이 입장을 기다리는 외국인들의 수가 상당했다. 청와대 현장 등록 직원 김모씨(28)는 "평일에는 외국인 약 600명~700명 정도 방문하고 주말엔 두 배 정도 늘어난다"며 "개방 초기보다 한국인은 확실히 줄었지만, 외국인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경복궁 한복 체험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늘었고 청와대와 경복궁이 상호작용해 유입되는 관광객이 엄청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15명에게 물은 결과, 12명은 경복궁과 청와대를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무실로 복귀한 인근 직장인들과 경복궁과 청와대 일대를 찾는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 관광객들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과거 공실이 많았던 삼청동 일대에는 최근 빈 가게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근방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최승욱(50)씨는 "근방에 공실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임대료도 코로나 직후 10~15% 증가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 후 위축됐던 인근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전반적인 주요 상권 공실률은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 도심 공실률은 9.2%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광화문은 같은 기간 7.3%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4.2%로 나타났다. 경복궁 일대와 삼청동은 한류 열풍이 불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상권이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젠트리피케이션 여파까지 겹치면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위축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유지희 인턴 기자
11일 오전 9시에 찾은 경복궁 일대와 삼청동 곳곳에선 불가리아에서 온 데니(25)씨처럼 댕기까지 '풀 착장' 한 외국인을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부터 사람들 발길이 뚝 끊겼던 경복궁 일대가 사람들로 가득차고 있다. 하늘길이 열린 후 K 문화에 힘입어 외국인은 물론이고, 가을철 고궁과 청와대를 찾는 학생들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 관광객까지 몰려들면서다.
한복 입고 경복궁·청와대까지…
외국인 '3대 필수 코스' 됐다
이틀 전 한국에 왔다는 대만 관광객 리나(41)씨가 입은 노란 금박이 치마는 100m 전방에서도 눈에 띄었다. 그는 "디자인과 색깔이 다양해 고르는 데 힘이 들었다"며 "경복궁과 삼청동을 여기저기 다니며 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전했다.
삼청동에서 한복 대여점을 운영하는 이다슬(29)씨는 "성수기인 가을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 늘어나 호황을 맞고 있다"며 "내국인과 외국인 비율은 3:7로 외국인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전했다.
경복궁 인근 한 네 컷 사진 스튜디오에는 한복을 입은 외국인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이러한 한복의 인기를 나타내듯, 인스타그램에는 'hanbok'으로 검색되는 게시물이 115만 건에 달했다.
서울시 관광협회 소속 관광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40대 이모씨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세 가지가 한복, 경복궁, 청와대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청와대 개방 이후 한복, 경복궁, 청와대가 이곳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청와대를 찾는 내국인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늘고 있다. 청와대를 다녀간 외국인 비중은 지난 4월까지 1년간 1.7%였는데, 월별로 놓고 보면 지난 3월 4.4%를 기록한 후 4월 4.8%로 늘어나는 등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실제 이날 찾은 청와대에도 한국인 단체 관광객 사이 입장을 기다리는 외국인들의 수가 상당했다. 청와대 현장 등록 직원 김모씨(28)는 "평일에는 외국인 약 600명~700명 정도 방문하고 주말엔 두 배 정도 늘어난다"며 "개방 초기보다 한국인은 확실히 줄었지만, 외국인은 점점 늘어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경복궁 한복 체험으로 이어지는 코스도 늘었고 청와대와 경복궁이 상호작용해 유입되는 관광객이 엄청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경복궁 인근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15명에게 물은 결과, 12명은 경복궁과 청와대를 함께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인근, 팬데믹 이전 매출 회복
이러한 분위기 속에 주변 상권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인근에서 칼국숫집을 운영하는 50대 이모씨는 "팬데믹 이전으로 매출을 회복했다"면서 "평소에는 7대 3 정도로 한국인이 많고 주말에는 외국인 손님들이 6대 4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사무실로 복귀한 인근 직장인들과 경복궁과 청와대 일대를 찾는 다양한 연령대의 국내 관광객들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과거 공실이 많았던 삼청동 일대에는 최근 빈 가게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근방에서 공인중개업을 하는 최승욱(50)씨는 "근방에 공실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임대료도 코로나 직후 10~15% 증가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개방 후 위축됐던 인근 상권이 되살아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전반적인 주요 상권 공실률은 하락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서울 도심 공실률은 9.2%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감소한 가운데, 광화문은 같은 기간 7.3%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진 4.2%로 나타났다. 경복궁 일대와 삼청동은 한류 열풍이 불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상권이었으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고 젠트리피케이션 여파까지 겹치면서 2010년대 중·후반부터 위축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유지희 인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