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 제조업이 원자재 비용 상승과 금융 비용 증가로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난 겪는 부산 제조업..."금융 문턱 낮춰야"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지역 매출액 상위 60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부산 제조기업의 자금조달 실태 보고서'를 11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기업의 68.5%가 지난해와 비교해 자금 사정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악화했다고 답한 기업은 21.9%에 달했지만, 호전됐다고 보는 기업은 9.6%에 그쳤다.

지역 제조업은 자금 사정 악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원자재와 인건비 등 원가 상승에 따른 자금 수요를 꼽았다. 그 외 자금난의 원인으로 매출 감소와 금융비용 증가, 대금 회수 지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환경도 전년 대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환경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응답이 전체의 76.9%를 차지했으며, 오히려 악화했다는 응답도 17.5%에 달했다.

대출금리 인상(39.4%)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대출한도 하향 조정과 대출 심사 강화, 보증 한도 축소 등 금융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조치에 따른 금융 환경의 변화가 지역 제조업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정책 자금의 역할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달처별 외부자금 조달 비중을 확인한 결과 대다수의 기업(92.5%)은 은행권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정책자금을 통한 조달 비중은 6.2%에 그쳤다. 응답 기업의 71.3%는 정부와 부산시 등 지원 기관의 정책자금을 아예 이용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정책자금을 이용하지 않은 이유로는 실효성이 낮다(48.4%)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지원요건 미달(18.9%), 복잡한 이용 절차(10.7%) 등이 뒤를 이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금융권은 대출의 문턱을 낮추고, 정부는 정책자금 수혈이 필요한 기업에 적정한 규모로 적기에 지원될 수 있도록 불필요한 요식행위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