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승인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조 단위의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업계의 판도를 일거에 흔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비트코인 ETF 출시 임박…시장 판도 바뀌나
11일 홍콩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는 지난 10일 11.39홍콩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1월 13일 8.37홍콩달러로 상장한 이후 36.08%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상품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하는 ETF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투자자의 거래 편의를 위해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르면 내년 초로 예상되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이 상품을 출시했다.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의 설계를 바탕으로 현물 ETF도 내놓을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지난 8월 미국 계열사 글로벌X를 통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도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 투자자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과 시장 규모를 감안하면 ETF당 최소 3조~4조원의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운용업계의 순위가 한순간에 뒤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더라도 국내 운용사들은 한국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최근 금융당국의 보수적인 움직임을 볼 때 단기간 내 승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