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인구 가장 많은 송파구…복지비만 6000억원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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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송파구 예산 1조1752억 … 작년보다 10% 증가
노인·어린이 많아 … 복지비용, 자치구 평균 웃돌아
사회복지비 6312억 … 영어교실·노인 돌봄 등 투입
송파구판 ‘테헤란로’조성·펫케어센터 건립도 검토
역사가 깊은 동네라 얘깃거리도 많다. 송파구청은 홈페이지에서 13개 동을 비롯해 곳곳 지명의 유래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석촌동은 돌이 많아서 석촌(石村), 잠실동은 조선시대 양잠을 장려하기 위해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설치됐기 때문에 잠실동이다. 풍납동은 풍납토성(風納土成·바람드리성)이 있어서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난가다가 만들어졌다는 지역명 설화가 많다(문정동, 방이동, 석촌동, 오금동).
조선 후기까지 경기 양주군 고양주면 잠실리, 새내 식으로 분류되던 이곳은 1945년 해방 때에야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되었다. 이후 일부지역은 성동구에서 강남구로, 또 성동구에서 강동구로 분류되는 과정을 거쳐 1988년 현재의 송파구 모양이 만들어졌다. 면적은 33.86㎢(서울의 5.6%)다.
송파구의 기준재정수요 충족도(재정력지수)는 올해 기준 92.2다.10년 전(82.0)에 비하면 많이 높아졌지만, 강남(올해 158.1)이나 서초(99.9)에 비하면 재정력지수가 낮다. 서울시 전체로 보면 강남구, 서초구, 중구(올해 97.8)에 이어 4위다.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거지역 성격이 강한 만큼 사회복지비율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송파구청 예산 담당자들의 고민은 풍족하다고 알려진 것에 비하여 경직성 경비의 비중이 높아 재량으로 쓸 수 있는 항목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봉승 송파구청 예산팀장은 "전체 세입에서 차지하는 국·시비 보조금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국비나 시비를 받으면 구비를 매칭해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든다"고 했다.
보조금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인구 특성 때문이다. 송파구는 서울 시내 25개 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다. 지난 4월말 기준 65만7665명이다. 60만명 넘는 인구를 거느린 구는 송파구 뿐이다. 어지간한 지방 도시보다 많다. 또 어린이와 노인 인구의 비중이 다른 구에 비해서 높다. 노인인구 비중은 모든 구에서 늘고 있지만, 그래도 송파구는 젊은 부부가 많고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어린이 양육에 관한 비용, 노인 연금 및 각종 돌봄비용 등이 정부 재정이나 서울시 재정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올해 송파구청의 예산 규모는 1조1752억원이다. 작년 예산(1조6415억원)에 비해 1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일반회계(1조1237억원)으로 구성됐다. 예산 전체를 기준으로 보조금(43.94%)의 비중이 단연 높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평균을 상회한다. 이어 지방세(26.29%) 보전수입 등 내부거래(12.36%) 세외수입(10.85%) 조정교부금(5.29%) 지방교부세(1.28%) 순이다. 보조금 규모(5163억원)는 작년보다 10.97% 늘어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송파구의 본예산 사회복지비는 6312억원으로 규모가 작은 중구의 전체 예산규모(본예산 기준 5756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회복지비는 항목별로 보육·가족및여성에 2680억원, 노인·청소년에 1766억원, 기초생활보장에 947억원, 취약계층 지원에 760억원 등이다. 각각의 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그래도 약간의 자유도는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만의 '엣지'가 들어간 예산도 있다. 비용 부담이 큰 영어유치원 수요를 줄이기 위해 서 구청장은 올해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올해 관련 비용으로 11억 6000만원이 책정됐다. 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지급되는 복리후생비와 간식비도 각각 월 1만원씩 올렸다.
올해 송파구와 송파구의회는 저소득 독거노인에 대한 생활보조도 조례로 정했다. 대상자에게는 한달에 7만원씩 지급한다. 이와 관련한 예산은 올해 2억6000만원어치 반영됐다. 이외에 청년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아티스트센터를 기존 풍납동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조성했다. 2억9000억원 규모 예산이 올해 들어간다. 내년에도 센터 운영과 지원에 2억원대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이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서 구청장이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송파대로'를 테헤란로와 같은 송파의 중심가로로 조성하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펫케어 센터를 짓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노인·어린이 많아 … 복지비용, 자치구 평균 웃돌아
사회복지비 6312억 … 영어교실·노인 돌봄 등 투입
송파구판 ‘테헤란로’조성·펫케어센터 건립도 검토
송파구는 서울 중심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널따란 지형의 특성상 선사시대부터 마을이 조성되었다. 고조선, 백제 등이 있었으며 특히 근 500년 가까이 백제의 수도 역할을 했다. 한때는 고구려와 신라의 땅이 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풍납토성을 비롯한 문화재가 다수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역사가 깊은 동네라 얘깃거리도 많다. 송파구청은 홈페이지에서 13개 동을 비롯해 곳곳 지명의 유래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석촌동은 돌이 많아서 석촌(石村), 잠실동은 조선시대 양잠을 장려하기 위해 잠실도회(蠶室都會)가 설치됐기 때문에 잠실동이다. 풍납동은 풍납토성(風納土成·바람드리성)이 있어서다.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난가다가 만들어졌다는 지역명 설화가 많다(문정동, 방이동, 석촌동, 오금동).
백제의 500년 도읍지
막상 '송파(松坡)'의 유래는 조금 불분명하다. 소나무 송에 고개 파다. 소나무언덕이 있어서 그랬다는 설과 송파나루터(현 석촌호수)의 옛 이름 연파곤(淵波昆)→소파곤→소파리(疎波里)→송파진(松坡津) 식으로 변형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조선 후기까지 경기 양주군 고양주면 잠실리, 새내 식으로 분류되던 이곳은 1945년 해방 때에야 서울시 성동구에 편입되었다. 이후 일부지역은 성동구에서 강남구로, 또 성동구에서 강동구로 분류되는 과정을 거쳐 1988년 현재의 송파구 모양이 만들어졌다. 면적은 33.86㎢(서울의 5.6%)다.
어린이·노인 비중↑… 예산 44%는 ‘보조금’
서울 송파구는 이른바 '강남 3구' 중 하나다. 기업이 많이 있는 강남이나 서초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거지역으로서의 성격이 강하다.송파구의 기준재정수요 충족도(재정력지수)는 올해 기준 92.2다.10년 전(82.0)에 비하면 많이 높아졌지만, 강남(올해 158.1)이나 서초(99.9)에 비하면 재정력지수가 낮다. 서울시 전체로 보면 강남구, 서초구, 중구(올해 97.8)에 이어 4위다. 그래도 다른 지역에 비하면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거지역 성격이 강한 만큼 사회복지비율도 평균보다 높은 편이다. 송파구청 예산 담당자들의 고민은 풍족하다고 알려진 것에 비하여 경직성 경비의 비중이 높아 재량으로 쓸 수 있는 항목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봉승 송파구청 예산팀장은 "전체 세입에서 차지하는 국·시비 보조금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국비나 시비를 받으면 구비를 매칭해서 사용하게 되기 때문에, 실제로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은 줄어든다"고 했다.
보조금 비중이 높은 이유는 인구 특성 때문이다. 송파구는 서울 시내 25개 구 가운데 가장 인구가 많다. 지난 4월말 기준 65만7665명이다. 60만명 넘는 인구를 거느린 구는 송파구 뿐이다. 어지간한 지방 도시보다 많다. 또 어린이와 노인 인구의 비중이 다른 구에 비해서 높다. 노인인구 비중은 모든 구에서 늘고 있지만, 그래도 송파구는 젊은 부부가 많고 출산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어린이 양육에 관한 비용, 노인 연금 및 각종 돌봄비용 등이 정부 재정이나 서울시 재정에서 내려오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관련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본예산을 기준으로 올해 송파구청의 예산 규모는 1조1752억원이다. 작년 예산(1조6415억원)에 비해 10.4%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거의 대부분은 일반회계(1조1237억원)으로 구성됐다. 예산 전체를 기준으로 보조금(43.94%)의 비중이 단연 높다.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평균을 상회한다. 이어 지방세(26.29%) 보전수입 등 내부거래(12.36%) 세외수입(10.85%) 조정교부금(5.29%) 지방교부세(1.28%) 순이다. 보조금 규모(5163억원)는 작년보다 10.97% 늘어나기도 했다.
어린이집 영어교육 등 비용 반영 … 내년엔 펫케어센터 추진
일반회계의 지출 중에서 사회복지 관련 비용의 비중은 56.18%로 평균(53%)보다 높은 편이다. 복지비 지출 비중이 60%를 넘는 노원구와 강서구에 비하면 비중이 낮지만, 인구가 많은 구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의 '절대값'은 송파구가 크다.예를 들어 송파구의 본예산 사회복지비는 6312억원으로 규모가 작은 중구의 전체 예산규모(본예산 기준 5756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사회복지비는 항목별로 보육·가족및여성에 2680억원, 노인·청소년에 1766억원, 기초생활보장에 947억원, 취약계층 지원에 760억원 등이다. 각각의 금액 규모가 상당하다.
그래도 약간의 자유도는 어디나 있게 마련이다. 서강석 송파구청장만의 '엣지'가 들어간 예산도 있다. 비용 부담이 큰 영어유치원 수요를 줄이기 위해 서 구청장은 올해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원어민 영어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올해 관련 비용으로 11억 6000만원이 책정됐다. 구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지급되는 복리후생비와 간식비도 각각 월 1만원씩 올렸다.
올해 송파구와 송파구의회는 저소득 독거노인에 대한 생활보조도 조례로 정했다. 대상자에게는 한달에 7만원씩 지급한다. 이와 관련한 예산은 올해 2억6000만원어치 반영됐다. 이외에 청년 예술인들이 활동할 수 있는 아티스트센터를 기존 풍납동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조성했다. 2억9000억원 규모 예산이 올해 들어간다. 내년에도 센터 운영과 지원에 2억원대 비용이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이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서 구청장이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송파대로'를 테헤란로와 같은 송파의 중심가로로 조성하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늘어나면서 이를 지원하기 위한 펫케어 센터를 짓기 위한 작업도 준비 중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